근무시간에 소방호스를 이용해 금지된 지역에 만든 개인용 텃밭에 물을 주게 하거나 방화복을 입은 상태에서 배드민턴을 치게 하는 등 부하직원에게 갑질을 한 소방 간부가 가벼운 징계에 그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소방대원들이 근무 중 화재 진압 장비인 소화전 및 소방 호스를 사용해 농작물에 물을 주는 모습. /소방을사랑하는공무원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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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소방본부는 최근 징계위원회를 열고 사적노무 요구 금지 위반 등으로 전 119특수구조단장 A소방정(4급)에게 ‘감봉 2개월’ 처분을 내렸다고 11일 밝혔다.

징계위원회는 당초 정직 1개월의 처분을 내리려 했으나, A소방정의 과거 수상 경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감봉 2개월로 징계 수위를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공무원의 징계는 파면·해임·강등·정직 등 중징계와 감봉·견책 등 경징계로 분류된다.

A소방정은 지난해 부하 직원을 상대로 갑질을 했다는 민원이 제기되면서 감찰 조사를 받았다. 국무조정실은 민원 접수 후 A소방정에 대해 감찰 조사를 벌여 일부 제기된 민원 사항이 사실인 것으로 확인했다.

그는 119특수구조단 청사 인근에 배추·고추·상추·파 등이 심어진 텃밭을 꾸미고 근무시간에 부하 직원들로 하여금 소방 호스로 물을 뿌리는 등 가꾸게 했다. 헬기 격납고에서 부하 직원에게 방화복을 입게 한 뒤 함께 배드민턴을 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청사 외부에 테이블을 펴놓고 직원들과 회식을 하는 등 코로나 방역 수칙을 위반한 사실도 추가로 드러났다. 그는 감찰 조사에서 일부 비위 행위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소방정은 최근 징계를 받고 인천소방본부 내 다른 부서로 인사 조치 됐다.

이에 대해 ‘소방을 사랑하는공무원노동조합’은 “경징계 처분으로 인해 (비위 사실을 신고한)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우려된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중징계 등 특단의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석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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