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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대통령은 해고됐다, 물러나라”…‘보수텃밭’ 대학가에서도 규탄 쏟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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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대구 북구 경북대 북문 앞에서 4일 오후 학생·동문·교수 등으로 구성된 ‘윤석열 퇴진을 위한 경북대 비상시국회의’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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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은 해고됐다. 윤석열은 물러나라” “비상계엄 반란 주범, 윤석열을 체포하라”

4일 오후 대구 북구 경북대 북문 앞에서 이같은 구호가 울려 퍼졌다. 구호를 외친 이들은 ‘윤석열 퇴진을 위한 경북대 비상시국회의’로 지난 3일 시국선언을 한 학생과 동문, 교수·연구자·퇴직자 등으로 구성됐다. 당시 시국선언에는 경북대 학생 182명이 참여했다.

김상천(22) 경북대 윤리교육학과 학생은 “시국선언 뒤 친구들과 뒤풀이하는 자리에서 비상계엄이라는 사태를 뉴스로 접했다”며 “시국선언을 한 당일 밤 비상계엄이 선포돼 친구들 모두 두렵고 불안해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두려운 마음에도 우리는 윤석열 퇴진을 향해서 달려갈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자유민주주의를 군홧발로 짓밟은 윤석열을 끌어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초유의 비상계엄 선포·해제 사태에 ‘보수 텃밭’인 대구지역 대학가에서도 규탄이 쏟아졌다. 학생들은 윤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고 교수들은 대통령을 즉각 탄핵하고 형사 소추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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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튿날인 4일 국회 본청 출입을 봉쇄하려는 계엄군과 당직자들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성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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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 비상시국회의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윤석열은 위헌적이며 불법 부당한 군사 반란을 획책한 혐의로 체포돼야 한다”며 “윤석열은 국민에 의해 대통령직에서 해고됐다. 당장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전국에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야당 정치인을 내란 음모로 잡아들이며 공수부대를 투입해 민간인 학살을 자행한 1980년 5월 참극의 줄거리 그대로였다”며 “자발적으로 모여든 시민들로 인해 그 비극이 되풀이되지는 않았지만 대한민국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고 지적했다.

대구·경북 지역 교수와 연구자로 구성된 민주평등사회를 위한 대구경북교수연구자 연대회의도 이날 성명을 내고 규탄을 이어갔다.

이들은 “비상계엄을 선포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유린하고 헌정 질서를 어지럽게 한 윤석열은 더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아니다”며 “피와 눈물로 지켜온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키는 유일한 길은 윤석열의 퇴진과 구속뿐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석열의 오만과 무도함은 그가 더 이상 대한민국의 국정을 책임질 수 없는 자임을 백일하에 드러내 줬다”며 “대구·경북 교수연구자들은 지역의 시민들과 함께 윤석열과 그 일당을 퇴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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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새벽 서울 용산 대통령실 입구에 경찰이 대기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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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 비상시국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마치고 대구 중구 동성로 일대로 행진해 ‘윤석열 퇴진! 대구시민시국대회’ 출범식을 가졌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밤 10시20분쯤 용산 대통령실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윤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의 거듭되는 탄핵 시도와 내년도 예산 삭감을 “내란을 획책하는 반국가 행위”로 규정하고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겠다”고 밝혔다.

국회는 4일 오전 1시쯤 비상계엄 해제요구안을 본회의에 상정하고 190명 참석에 전원 찬성으로 계엄 해제안을 가결했다. 이에 오전 4시30분쯤 국무회의가 열렸고 계엄 해제안이 의결됐다.

김현수 기자 kh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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