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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이슈 김정은 위원장과 정치 현황

동계올림픽도 아랑곳않는 北…'괌 사정권'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공식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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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북한이 전날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인 화성-12형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1일 밝혔다. [조선중앙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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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거리 5000km급 실전배치 완료 강력시사

북한이 31일 관영매체를 통해 전날 실시한 미사일 무력시위를 '지대지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 12형 검수사격시험'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은 "국방과학원과 제2경제위원회를 비롯한 해당 기관의 계획에 따라 1월 30일 지상대지상(지대지) 중장거리탄도미사일 '화성-12형' 검수사격시험이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검수사격시험은 생산장비되고있는 '화성-12형'을 선택 검열하고 전반적인 이 무기체계의 정확성을 검증하기 위한데 목적을 두고 진행됐다"고 밝혔다. 해당 무기체계가 지난 2017년 5월 시험발사 이후 추가 생산돼 이미 실전배치됐음을 강하게 시사한 것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KN-23(북한판 이스칸데르)나 KN-24(북한판 에이테큼스)와 같이 '국방과학원과 제2경제위원회'가 주관하여 진행하는 경우, 양산 및 실전화 단계 무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국방과학원은 주변국가들의 안전을 고려하여 우리 나라 서북부지구에서 조선동해상으로 최대고각발사체제로 사격시험을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전날 합동참모본부가 탐지한 대로 사거리를 줄이기 위해 발사각을 최대로 높였음을 확인한 것이다.

■탄두에 단 카메라로 찍은 영상 이례적 공개

■ICBM의 탄두 대기권 재진입 기술완성 강조

특히 북한은 이날 미사일 전투부(탄두)에 설치된 카메라로 우주에서 찍은 지구 영상자료를 공개했다. 그동안 국제사회가 의문을 제기했던 미사일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완성했음을 증명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탄두에 카메라를 달아 촬영한 영상자료를 공개하는 행보를 보인 셈이다. 북한은 "국방과학원은 생산되는 '화성-12형' 무기체계의 정확성과 안전성, 운용효과성을 확인했다"며 시험발사 성공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전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직전 단계 무기인 IRBM 시험발사 사실을 공식 확인하며 새해 들어 일정 수준으로 유지했던 한반도 긴장수위를 대폭 끌어올렸다. 특히 '혈맹'인 중국에서 곧 개막할 베이징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긴장 수위를 조절할 것이라는 전망을 무색하게 하며 사실상 도발 수위를 전술적 단계에서 전략적 수준으로 높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번 발사 시험에 직접 참관하지 않았다. 북한은 표면적으로는 관련 보도에서도 이번 발사에 대남·대미 비난을 포함하지 않고 군사력 강화 차원의 조치임을 부각시켰다. 그러나 내용적으로는 정각 발사시 사거리가 5000km에 이르러 미국령 괌과 사이판 등 태평양 상 미국의 대(對) 아시아 전진기지들을 타격할 수 있는 '화성-12형'의 기술적 완결성을 강조하며 미국에 대한 대결의지를 강력 시사했다.

■美와 전례없는 '강 대 강' 대치국면 예고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이 한·미와 국제사회의 추가제재 등 맞대응 수위를 살펴 무력시위 수준을 ICBM 수준으로 끌어올릴 가능성에 주목했다. 정 센터장은 "북한은 미국이 대북 추가 제재를 채택하면 한국과 미국이 ICBM급으로 간주하는 '화성-14형' 검수사격시험을 먼저 진행한 뒤 (명백한) ICBM인 '화성-15형' 검수사격시험까지 진행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화성-15형'은 북한이 지난 2017년 11월 29일 시험발사에 성공한 뒤 '국가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던 ICBM으로 사거리상 미국 본토 전역을 포함하는 전략 무기체계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한이 이번 발사를 통해 미국과의 대결을 전례없는 강 대 강 국면으로 끌고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을출 경남대 교수는 "북한은 압도적인 군사력 강화를 통해 미국의 굴복을 이끌어내겠다는 것"이라며 "단순히 미국의 관심을 끌어 유리한 대화국면을 만들어보려는 과거의 패턴과 전혀 다른 북미관계, 나아가 한반도 정세 변화를 예고하는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임 교수는 "앞으로 북한의 정치, 군사활동의 초점은 최대주적인 미국을 제압해 굴복시키는데 맞추겠다는 것인데, 이는 결국 전례 없는 강 대 강 대결의 전개를 예상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美고위당국자 "北과 조건없는 대화 가능"

■北에 '대화와 대결, 모두 준비됐다' 메시지

미국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30일(현지시간) 북한의 IRBM 시험발사와 관련해 북한의 핵실험 및 ICBM 시험발사 재개 가능성을 우려한다며 북한에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날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 고위 관계자는 북한의 전날 IRBM 시험발사를 거론하며 북한이 ICBM 시험 발사 재개는 물론 핵실험 모라토리엄(유예)를 끝낼 수도 있다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날 미 국방부는 30일 북한과 '아무런 전제조건 없이 대화할 용의가 있다'면서도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한 군사적 대비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케이블방송인 폭스뉴스에 출해 조건없는 대화의지를 강조하는 한편 동북아지역에서 미국과 동맹국을 보호하기 위해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한 군사적 대비태세도 보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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