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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이슈 차기 대선 경쟁

연일 '통합정부' 띄우는 민주당···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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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대선 결과 상관 없이 추진할 것”

“선거용” 야당의 우려 불식 의도

경향신문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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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을 뺀 야당들을 향해 통합정부 구성 의지를 연일 강조하고 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등 정치개혁안을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추진하겠다”고도 공언했다. 송영길 대표가 전날 제안한 정치개혁안이 ‘선거용’이라는 야당의 우려를 불식하려는 조치로 보인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2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 회의에서 송영길 대표가 전날 제안한 ‘국민통합 정치개혁안’을 언급하며 “이재명 대선 후보와 위기 극복을 위한 국민내각, 통합정부를 만들어 국민의 일상을 책임지는 책임정치를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통합정부 구성, 국회의원 연동형·권역별 비례대표제와 지방선거 중대선거구제 도입, 대선 결선투표제·국무총리 국회 추천제·대통령 4년 중임제 도입을 위한 개헌을 약속했다.

민주당은 이 같은 정치개혁안을 “대선 결과와는 상관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선이 끝나면 선거제도를 포함해 정치제도, 정부 구성에 관한 우리의 논의 결과를 국민에게 보고드릴 것”이라며 “하나하나 입법안으로 만들어 제출하고 야당과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정개특위 활동시한이 5월말까지인데, 개헌 문제까지 함께 다루는 헌정개혁특위 같은 것을 만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윤 원내대표는 이번 제안이 ‘선거용 카드’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시점이 시점이니만큼 그렇게 해석하는 것을 굳이 부인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우리 당의 오래된 정치과제라는 것을 분명히 말한다”고 답했다. 그는 “지난 20대 국회 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통해 정치개혁, 선거개혁법안들을 통과시켰지만, 국민의힘의 위성정당 창당 꼼수 때문에 목적을 이루지 못했다”며 “불가피하게 저희도 위성정당을 만들면서도 군소정당에게 10석을 내놓겠다고 제안했는데 결과는 그렇지 못했다. 결국 저희가 180석을 얻는 결과가 나와서 군소정당들에게 매우 송구스러운 상황”이라고 사과했다.

민주당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나 심상정 정의당 후보와의 선거연대를 염두에 두고 정치개혁을 제안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윤 원내대표는 “짧은 시간에 선거연대나 후보 단일화로 연결지으려는 의도로 정치개혁안을 내놓은 것은 아니다”라며 “(국민의힘이 국민의당과 추진하려는) 단일화나 합당은 정치공학일 뿐이고, 우리가 말하는 건 정치개혁, 정치교체”라고 했다.

민주당 의원 119명은 이날 민주당의 정치개혁안을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선거 와중에 민주당이 이런 제안을 한 것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게 당연하다”면서도 “이런 의구심을 해소하기 위해 진정성을 갖고 임하겠다”고 밝혔다. 또 “비례위성정당을 만드는 등 민주당 스스로가 승자독식의 기득권 정치 문화에 안온하게 빠져있지는 않았는지 처절하게 반성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통합정부론을 통해 ‘반윤석열 연대’ 구도를 만들고, ‘정권교체’ 프레임을 ‘정치교체’ 프레임으로 바꾸고 싶어 한다. 민주당은 특히 안 후보가 윤 후보와의 단일화 무산을 선언한 직후인 지난 22일 부산 유세에서 ‘정권교체’보다 ‘적폐교대’를 강조한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송 대표는 전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 후보의 지적처럼 윤 후보가 주장하는 정권교체는 적폐교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 후보도 22일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후보에 대해 “그분이 가진 새 정치의 꿈은 제가 평소 이야기하던 정권교체를 넘어선 정치교체, 시대교체와 일치하는 면이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 후보의 통합 행보가 중도층·부동층 표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리라고 기대한다. 당 관계자는 “정치개혁 담론을 진정성 있게 던짐으로써 정치를 혐오하던 중도층의 공감을 끌어올리기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이는 아직 누구에게 투표할지 결정하지 못한 유권자들의 결정을 위한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안 후보나 심 후보 모두 심드렁한 반응이라 민주당이 기대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심 후보는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문제는 민주당이 말만 하고 안 한 것”이라며 “위성정당도 위헌적 행태라고 비판하다가 저쪽(국민의힘)에서 하니까 할 수 없다고 한 것은 전형적인 내로남불 정치”라고 말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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