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지난 24일(현지시간) 새벽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가운데 수도 키예프 시의회 의원인 야라니 아리에바(21)가 이날 결혼식을 올린 직후 국토방위군에 입대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다.
CNN은 27일 아리에바가 당초 오는 5월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으나 러시아가 이날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하면서 앞당기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아리에바는 공습 경보고 울리는 와중에 결혼식을 올렸다. 그는 "정말 무서웠다"면서도 "우리는 조국을 지키기 위해 싸울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죽을 수 있지만 그 전에 함께 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이날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속전속결로 동부 돈바스 지역과 북쪽 체르노빌 원전, 남부 오데사를 장악했다.
하지만 국민들의 격렬한 저항에 막혀 수도 키예프를 함락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26일 군사전문가들이 러시아가 침공하면 우크라이나 군대가 버틸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전망했지만 실제 상황은 다르게 전개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전 때문이라고 NYT는 분석했다.
실제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징집령이 발령되기도 전에 자발적으로 민병대에 속속 입대하고 있다. 현재 약 13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화염병 같은 무기를 직접 제작하는 방법을 SNS에 올리면서 정보를 공유하기도 하고 스스로를 무장해 러시아를 위협하기도 한다고 NYT는 설명했다.
한 시민은 우크라이나에 진입하는 탱크를 온몸으로 막아서자 해당 탱크가 우회로 돌아가는 영상이 포착되기도 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도 총을 들고 직접 전쟁터로 나가 국민들과 함께 러시아 군에 대항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SNS를 통해 "우리 군대가 수도 키예프와 그 주변의 주요 도시들을 장악·통제하고 있다"며 "우리는 적의 공격을 견뎌냈고 성공적으로 격퇴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군의 침공 이후 직접 대러시아 전선에 뛰어드는 엄청난 리더십을 보이고 있는 중이다. '코미디언 출신 대통령'이라는 비꼼섞인 시선은 이제 완전히 사라졌다. 명실상부 전쟁영웅으로 거듭나고 있다.
NYT는 러시아의 예상과 달리 침공이 오히려 우크라이나인들을 하나로 뭉치게 했다며 우크라이나 내부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 찬성 여론도 높아졌다고 전했다.
실제 우크라이나 여론조사 기관 레이팅이 자국민을 대상으로 나토 가입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지난 12월 55%였던 찬성률은 러시아의 침략 위기가 고조되면서 2월엔 62%로 상승했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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