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가 하면, 청와대 개방의 경제효과가 2천억 원에 이른다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정부 산하기관의 분석 결과가 그 근거라는데, 사실이 맞는지 검증해봤습니다.
이지은 기자, 2천억 원이라는 숫자는 어디에서 나온 겁니까?
[기자]
2천억 원의 경제적 효과가 예상된다, 문체부 산하의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자료다, 이런 보도들이 잇따랐죠.
그런데 저희가 연구원 자료를 입수해 들여다봤더니 2천억이란 숫자는 없었습니다.
다만 청와대 개방으로 인근 상권이 활기를 띤다면, 연간 1490억 원의 생산 유발효과와 565억 원의 부가가치 유발효과가 있다고 돼 있습니다.
[앵커]
2천억 원은 아예 없는 숫자인데, 그런데, 저기 저 두 숫자를 합하면 2천억 원 정도 되는 거 아닌가요? 그렇게 단순 합산하면 안 되는 건가요?
[기자]
네, 그렇게 계산하면 안 됩니다.
전문가들은 "생산 유발효과는 매출,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영업이익의 개념이기 때문에 이 둘을 합하면 안 된다"고 설명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매체가 단순 합산으로 경제효과를 예측한 기사를 썼고요.
그걸 바탕으로 인수위가 자료를 배포하면서 '2000억 원 경제 효과설'로 확산이 된 겁니다.
[앵커]
그러면, 2000억 원이 잘못된 계산이면, 아까 말한 생산유발 효과, 이게 1490억 원인데, 이건 맞습니까?
[기자]
연구원의 계산은 이렇습니다.
경복궁 방문객 인원이 300만 명이고, 이들이 약 2만3천 원을 쓸 것이란 지출 예상 그리고 생산유발계수를 곱했습니다.
[앵커]
잠깐만요. 그러니까 경복궁에 오는 사람들 만큼 청와대를 방문할 것이다. 이게 전제라는 거네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그야말로 '예측'일 수밖에 없는 수치입니다.
이 대전제에 대해선 국회에서 지적이 나왔는데, 들어보시죠.
[김승원/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청와대만을 보려고 관광객이 더 증가한다든가 혹은 경복궁 본 사람들이, 국민들이 청와대를 보고 왔다고 해서 특별히 경제효과가 유발이 된다든가 그거는 잘 상상하기 어렵거든요.]
[앵커]
그리고 아까 보니까 2만3천 원을 가서 쓸 것이다, 사람들이요. 이 숫자와 근거는 어디서 나온 겁니까?
[기자]
지난해 말에 연구원이 자체적으로 만든 이건희 컬렉션 관람의 경제 효과 분석, 이 보고서를 참고했다고 했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의 방문객이 1인당 2만3400원을 쓰는데, 이건희 기증관이 생기면, 방문객이 이 만큼 쓸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 겁니다.
또 이 수치를 그대로 가져와 청와대가 개방되면 1인당 지출이 2만3400원이 될 것이라고 예상해 대입한 거죠.
[앵커]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쓰는 돈의 액수와 또 청와대 개방 이후에 쓰는 돈의 액수가 같을 수는 없을 것 같은데요?
[기자]
네. 그러다 보니 곧 야당의원으로 돌아갈 문화부 장관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들어보시죠.
[황희/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어제) : 좀 면밀하게 검토하고 좀 더 신뢰성 있는 그런 데이터가 국민들에게 알려질 수 있도록 주의를 주도록 하겠습니다.]
경제적 효과를 분석하는 건 예측의 영역이기 때문에 정답은 없습니다.
다만, 2천억이다, 3조 원이다, 이런 숫자를 섣부르게 내세우는 건 정책적 대안에 대한 논의보다는 정쟁으로 이어지기 쉽다는 점, 신구권력과 정치권이 명심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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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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