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탕·사무밀집지 확 줄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사적모임 제한과 재택근무 등 비대면 생활이 수돗물 사용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2019~2021년 서울시민의 수돗물 사용을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발생 이후 소비가 연평균 2.8%씩 줄었다고 31일 밝혔다.
서울에서는 2019년 10억6506만t의 수돗물을 사용했는데, 물리적(사회적) 거리 두기가 시작된 2020년에는 10억4543만t, 2021년은 10억2439만t으로 감소한 것이다. 2019년 대비 2020년은 1.8%, 2021년엔 3.8% 수돗물 사용이 줄었다. 1인당 사용량으로 환산하면 한 사람이 수돗물을 연간 3.1t씩 덜 사용한 셈이다.
보통 한 해 수돗물 사용량은 날씨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여름철 평균 기온이 높으면 물을 더 많이 사용하는 식이다. 그러나 대유행은 모든 생활을 바꿔놨다. 동반 인원과 영업시간이 제한됐던 카페와 식당, 체육시설 등 다중이용시설의 일반용(상업·영업용) 수돗물 사용량은 연평균 11.7%(약 3000만t) 감소했다. 백신 접종이 시작되기 직전인 2021년 2월에는 코로나19 확산 이전 대비 20% 이상 줄기도 했다.
반면 가정용 수돗물은 2020년 3월 이후 사용량이 계속 늘어 연간 3.2%(약 2000만t)의 증가폭을 나타냈다.
학교·병원 등 공공시설에서 사용하는 수도 사용량도 연평균 18.5%(약 1000만t)가 줄었다. 원격수업이 확대돼 등교일수가 줄었고, 대학교는 기숙사 상주 인원이 줄면서 사용량이 감소했다.
특히 대중목욕탕에서 사용하는 수돗물은 연평균 40.6%(800만t)나 감소했다. 욕탕용 수도 사용량은 위생 문화가 변하면서 연 3.6% 정도씩 감소해왔으나 코로나19 확산이 이를 가속화한 것으로 보인다.
자치구 대부분에서 수도 사용량이 줄었으나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곳은 사무실이 밀집돼 있는 중구다. 연평균 17% 감소했는데 특히 상업용(일반용) 사용량은 2020년에는 21.4%, 2021년에는 26.1%까지 줄어 25개 자치구 평균 감소폭(11.7%)의 2배가 넘었다. 서울의 대표적인 업무지구인 종로구(11.3%↓)와 강남구(4.9%↓)가 뒤를 이었다. 반면 주거지가 밀집한 강동구(11.1%↑)와 은평구(4.1%↑)는 수돗물 사용량이 증가했다.
정부의 거리 두기 완화 조치가 이뤄지면서 시민 생활의 변화도 감지됐다. 올 1~2월 서울의 수돗물 사용이 1억6415만t으로 지난해 1~2월(1억6239만t)보다 1.1% 증가한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일상회복이 점차 속도를 내고 있어 올해 수도 사용량은 점진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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