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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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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美대사 후보자 “CVID 미국의 비확산 목표에 부합... 美, BTS 등 한국문화 덕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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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상원 인준청문회 발언

조선일보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 후보자가 7일(현지 시각) 미국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UPI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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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골드버그 신임 주한미국대사 지명자가 7일(현지 시각) 열린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란 목표를 확고히 견지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골드버그 지명자는 북한을 “불량 정권”으로 표현하며, 대북 제재에 의구심을 표현하는 상원의원들의 지적에도 반박했다.

골드버그 지명자는 또 “미국인들은 한복과 김치 같은 전통 문화부터 BTS와 오징어게임 같은 최근의 문화 현상까지 한국의 풍부한 문화에서 혜택을 보고 이를 즐긴다”면서 대사로 취임하면 양국 국민 간 유대를 돈독히 하겠다고 밝혔다.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인공지능 등 신흥기술 분야에서의 협력도 기대했다.

◊“CVID, 어려운 목표지만 확고하게 견지해야”

이날 청문회에서 민주당 소속인 브라이언 샤츠 상원의원은 “우리는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한반도의 비핵화'를 달성하고 싶다고 공표하고 있다. 모두가 그것을 지원한다. 그런데 우리에게 주어진 도구는 뭔가? 제재인데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골드버그 지명자에게 “CVID가 멋진 목표이긴 하지만 앞으로 5년, 심지어 10년 내에도 성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란 사실을 모두가 말하기 두려워하는 것 같다. 그 중간에 뭔가 해볼 만한 단계들이 있어야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우리 정책을 재평가할 의향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CVID는 장기 목표로 두고 다른 현실적 목표를 추구해야 하지 않냐는 취지였다.

하지만 골드버그 지명자는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는 어려운 목표지만 우리의 비확산 목표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그는 “(CVID는) 우리의 억지 정책, 한국과의 동맹을 구축·확대·심화하는 정책에 부합하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유엔 결의, 자신들의 공약, 국제적 합의를 위반하는 북한의 불량 정권을 막아내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에 부합한다”고 덧붙였다. 골드버그 지명자는 “이것은 매우 어려운 문제고 나는 그 사실을 인정한다”면서도 “그러나 우리가 계속해서 노력하고 상당히 확고히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재 효과 있다, 北 압박 계속할 이유 있어”

민주당 소속의 크리스 머피 상원의원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09~2010년 국무부 대북제재조정관을 지냈던 골드버그 지명자에게 “당신은 대북제재조정관을 지냈고 그때보다 더 견고한 대북 제재들을 물려받게 될 것”이라며 대북 제재의 효과에 대한 의문을 표현했다. 그는 “그저 일시적 흥미를 갖고 세계 문제를 보는 미국인들에게조차 파괴력 있는 다자적 제재가 북한 정권의 행동에 아무 실질적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에서 제재의 효율성에 대한 평가를 듣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골드버그 지명자는 “제재는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그 자체로서 정책은 아니다. 다른 요소들과 동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골드버그 지명자는 “북한의 경우 국제 금융 체제와 연계가 없기 때문에 어떤 측면에서는 제재를 가하기 더 어렵고 어떤 측면에서는 더 쉽다”며 “다른 지역에는 제재가 여론에 영향을 줘서 더 신속하게 효과를 내지만 북한에는 여론이란 것도 없다. 그래서 (북한은) 제재를 하기 아주 어려운 대상”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그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북한은 그 제재들이 해제되기를 바라고, 그들이 제재 해제를 원하는 이유가 있기 때문에 압박을 계속해야 할 이유도 있다”고 말했다. 제재만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달성할 수는 없지만, 제재가 하나의 “중요한 요소”란 것이다.

◊”과학기술 발전한 한·일, 세계 문제 협력 기대”

상원 외교위원장인 민주당 소속 밥 메넨데스 의원은 “어제 한국 대통령 당선인이 보낸 특사단과 만나 흥미로운 대화를 나눴다. 지난 4년 간의 문(재인) 정부 정책이 극적으로 변할 것처럼 보인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메넨데스 의원은 골드버그 지명자에게 “최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어떻게 평가하나? 북한이 더 큰 도발을 할 것을 우려하나?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라고 물었다.

골드버그 지명자는 “충격적이고 계속되는 북한의 도발은 물론 깊이 걱정스럽다”며 “특히 (4·15 김일성 생일 같은) 기념일이 다가오기 때문에 더 많이 (도발을) 예상하게 된다. 우리는 북한의 이런 위협을 물리치기 위해 협력하면서 강화된 억지력, 미국·한국·일본의 굳건한 동맹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제재가 가능하고 이행할 수 있을 때는 매우 강력한 (제재)이행도 계속해야 한다”고 했다.

메넨데스 의원이 “한국과 일본 사이에는 역사적 문제가 있다. 그 문제들을 알지만 양국과 미국이 북한, 중국 등의 도전에 대응할 능력을 갖기 위해 긴밀한 관계를 갖는 것도 중요하다. 한국이 일본과 미래의 길을 찾도록 돕는 역할을 할 것인가”고 묻자 골드버그 지명자는 “절대적으로 그렇다”고 답했다. 골드버그 지명자는 “한국과 일본은 서로의 세 번째 무역 파트너”라며 “민주주의 국가이자 기술적으로 발전돼 있고 과학적으로 발전된 양국은 북한 문제 뿐만 아니라 지역과 세계 문제에서도 협력해야 할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美, 한복·김치·BTS·오징어게임 등 한국 문화 혜택 봤다”

골드버그 지명자는 “한국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시작한 신남방정책처럼 미국과 인도·태평양에서 협력할 수 있는 대외 프로그램이 있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도 이런 것을 계속하리라 믿는다”면서 “이는 디지털 경제, 인프라 등의 분야에서 많은 것을 제공해 줄 수 있고 우리가 중국에 대한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에서 기대하는 종류의 대외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은 중국에 덜 의존하기 위해 친구, 파트너, 동맹들과 공급망 문제에서 협력할 것이고 한국의 경우 미국 내에서 전기차 배터리나 반도체 등의 투자를 하고 있다”면서 “인공지능에서도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고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제한하기 위해 한국과 협력할 수 있는 분야가 얼마든지 있다”고 했다.

청문회 모두발언에서 골드버그 지명자는 “미국인들은 한복과 김치 같은 전통 문화부터 BTS와 오징어게임 같은 최근의 문화 현상까지 한국의 풍부한 문화에서 혜택을 보고 이를 즐긴다”면서 “인준되면 양 국민 간 신뢰의 유대와 호감이 강력하고 활기차게 유지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나는 한국인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결의를 존경하며 윤(석열) 당선인의 당선을 축하한다”며 “인준되면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그리고 국제법에 기반한 질서, 민주적 가치, 보편적 인권에 대한 존중을 지키는 세계라는 우리 공동의 비전을 계속해서 전진시키기 위해 윤 대통령의 정부 그리고 한국인들과 협력하겠다”고 했다.

[워싱턴=김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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