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제재 완화 요구는 두 마리 토끼 잡으려는 것…제재 압박 유지해야”
“한국과 공급망 등 협력으로 대중국 의존도 낮춰야”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 지명자는 7일(현지시간) 북한을 “불량정권(rogue regime)”으로 규정하고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과 관련해선 한국, 일본과 대북 억지력을 강화하고 북한에 대한 제재를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공급망, 첨단기술 등의 분야에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한국과 협력하겠다면서 중국 견제를 위한 한국의 역할을 요구했다.
골드버그 지명자는 이날 상원 외교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CVID는 어려운 목표이지만 미국의 비확산 목표와 부합한다”며 “계속 노력해야 하고 매우 단호하게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CVID는 한미동맹 강화·억지 구축이라는 목표와도 부합한다면서 “유엔 결의안과 국제적 약속, 및 북한 스스로 정한 약속을 모두 위반하고 있는 북한의 불량정권에 맞서 지켜내야 한다”고 했다.
그동안 조 바이든 정부는 북한이 CVID에 강하게 반발하는 점을 고려해 ‘한반도 비핵화’라는 표현을 더 많이 써 왔다. 북한이 오는 15일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을 전후해 핵실험을 감행할 수 있다는 경고가 미국 행정부 내에서 잇따라 제기되는 가운데 CVID를 비핵화 목표로 삼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직업 외교관으로 2009~2010년 국무부 대북제재 조정관을 지내는 등 대북 강경파로 분류되는 골드버그 지명자의 성향이 반영됐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날 골드버그 지명자는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외교적 해법과 함께 지속적인 제재 압박·이행을 강조했다. 특히 북한의 추가 도발 시 미국의 독자 제재는 물론 한국 등 동맹과 공동으로 추가 제재를 추진할 것을 시사했다.
그는 “북한의 충격적이고 지속적인 도발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한국·일본과의 굳건한 동맹을 통해 강화된 억지력과 강력한 제재 이행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엔 안보리 차원의 추가 대북 제재를 추진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미국은 그동안 해 온 것처럼 독자적 행동, 또는 동맹과 함께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중국과 러시아가 거부권을 가진 상황에서 유엔 결의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고도 말했다.
골드버그 지명자는 제재 만으로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는 없다면서도 북한이 제재 완화를 요구하고 있는 만큼 지속적인 제재 압박을 가하겠다고도 밝혔다. 그는 “북한은 제재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며 “이것이 우리가 (제재) 압박을 유지해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북한이 미국의 조건없는 대화 제안에 응하지 않으면서 제재를 요구하는 것에 대해선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대북 제재 결의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면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역할도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전제조건없이 협상하자는 우리의 제안을 반대하며 우리의 (대북)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며 중국과 대북 접근에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대북 억지를 위한 한·미·일 협력을 강조하며 “주일 미국대사와 협력해 (한일관계 개선을 위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골드버그 지명자는 미국이 역내에서 추진 중인 경제협력 구상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와 관련해선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한국과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은 동맹과 우방, 파트너들과 공급망 분야에서 협력해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대미 반도체, 배터리 투자, 인공지능(AI) 분야 협력 가능성을 언급하며 “이런 모든 분야에서 한국과 협력해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제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청문회에 앞서 제출한 서면 답변에서 골드버그 지명자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내건 한미동맹의 포괄적 전략동맹 격상과 관련 “미국은 21세기 가장 큰 도전을 막기 위해 글로벌 한국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새 한국 정부와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과 민주주의와 인권 존중에 따른 국제질서라는 공통된 비전을 계속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미국 국민들은 한복과 김치 등 한국 전통문화와 BTS, 오징어게임과 같은 최근 문화현상 등 한국의 풍부한 문화를 누리고 있다”고도 말했다. 중국이 김치, 한복 등에 대해 ‘종주국’이라며 억지 주장을 펴는 상황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 지명자는 7일(현지시간) 북한의 위협을 억제하기 위해 한국과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또 ‘글로벌 코리아’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한국의 국제사회 역할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워싱턴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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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기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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