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억대 사망보험금을 노리고 남편 A씨를 숨지게 한 혐의로 공개수배된 이은해(왼쪽)와 내연남 조현수가 지난 16일 오후 인천지방검찰청으로 압송되고 있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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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가 2014년 세월호 참사 직후 국내 도피 중이던 고(故)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남 유모(52)씨를 체포했던 경험을 활용해 ‘계곡 살인 사건’ 피의자 이은해(31)·조현수(30) 씨를 붙잡았다.

검찰이 지난달 30일 이씨와 조씨를 공개 지명수배한 뒤, 인천경찰청 광수대는 이달 6일 인천지검과 합동검거팀을 꾸려 이들을 쫓았다. 경찰은 검찰과의 자료 공유를 통해 피의자들이 거주하는 지역을 특정할 수 있었다고 한다. 경찰은 주요 피의사실 관련 자료와 지난해 2월부터 검찰이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이씨 등의 통화기록을 넘겨받았다. 또 피의자들이 과거 경찰과 검찰 조사에서 진술한 내용을 검토해, 이들의 소비 성향이나 생활환경 등을 분석했다고 한다.

경찰은 이 결과를 토대로 이달 13일쯤부터 경기도 고양시 일대에 피의자가 숨어있을 것이라고 보고 이면도로와 인근 건물 CCTV를 일일이 확인했다. 확보한 CCTV 영상 중에는 피의자들이 고양시 덕양구 서울지하철 3호선 삼송역 인근을 돌아다니는 모습이 담겨있었고, 경찰은 삼송역 인근 오피스텔 등으로 포위망을 좁혀 탐문 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이씨의 아버지가 경찰에 “딸이 자수를 희망한다”고 연락을 했다. 이후 경찰은 이씨의 아버지를 통해 조씨가 오피스텔 건물 복도로 나오도록 유도했다. 무리하게 내부 진입을 시도할 시 피의자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 같은 조치를 취한 것이다. 인천경찰청 광수대는 전날 오후 12시 25분쯤 오피스텔 내부에서 살인과 살인미수 혐의를 받는 이씨와 조씨를 동시에 체포했다.

경찰이 이번 사건에서 활용한 전방위적 자료 분석은 8년 전 오피스텔에 은신해있던 유씨를 잡을 때 활용했던 방식이라고 한다.

유씨는 세월호 참사 후 횡령과 배임 등 혐의로 검찰이 자신을 추적하자, 2014년 4월 22일부터 3개월 동안 경기도 용인의 한 오피스텔에서 숨어 지냈다. 당시 인천경찰청 광수대는 유씨의 조력자로 추정되는 수행원·가족·친인척 등 1000여 명의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부동산 이용 현황자료를 밤새워 분석했다.

경찰은 유씨 수행원의 여동생 소유 오피스텔 CCTV를 분석했더니 누군가가 출입한 흔적이 없는데도 전기·수도계량기는 계속 돌아간 사실을 발견했다. 집주인인 유씨 수행원의 여동생 차량이 출입한 내역이 없었는데도, 1명분의 수도 사용량이 확인된 것이다. 경찰은 그해 7월 25일 이곳에서 2시간 대치 끝에 유씨와 조력자인 30대 여성을 붙잡았다. 경찰이 그해 6월 3일 ‘유병언 부자 검거 총괄 전담팀’(TF)을 만든 후 52일 만이었다.

[최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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