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 스타인 하닌 호삼은 인신매매 혐의로 징역 3년형을 선고 받았다. / 호삼 인스타그램

이집트의 ‘틱톡(TikTok)’ 스타가 인신매매 혐의로 3년형을 선고 받았다.

영국 BBC는 18일(현지 시각) “하닌 호삼이란 20대 초반의 여성이 재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징역 3년과 벌금 30만이집트파운드(약 2000만원)를 선고 받았다. 호삼은 틱톡을 통해 돈을 받고 소녀들을 착취한 혐의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호삼은 동영상 공유 애플리케이션인 ‘틱톡’에서 주로 활동하며 130만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인플루언서다. 카이로 대학교를 다니는 그는 노래에 맞춰 립싱크를 하고, 춤을 추는 동영상을 틱톡에 올리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차 안에서 화장하는 장면과 낯선 남자와 농담을 하거나 함께 춤을 추는 영상 등도 올렸다.

무슬림이 주류를 이루는 이집트 사회에서 ‘눈엣가시’와 같은 존재가 된 호삼은 2020년 4월 가족적 가치 훼손 혐의로 체포됐다. 재판 결과 호삼은 징역 2년과 벌금 30만 이집트파운드를 선고 받았다.

지나친 처벌이라는 비판이 나온 가운데 수감 중이던 그는 작년 1월 항소법원이 무죄를 선고해 풀려날 예정이었지만, 검찰은 이들이 어린 여성을 꾀어내는데 소셜 미디어 계정을 활용했으며, 부적절한 영상 콘텐츠를 만들었다면서 구금을 연장하고 수사를 재개해 기소했다.

작년 6월 카이로 형사법원은 호삼에게 인신매매와 가족적 가치 훼손, 음란 조장이라는 혐의로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호삼이 물질적인 이익을 얻기 위해 이집트 사회의 원칙과 가치에 반하는 행동을 한 소녀들을 이용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호삼은 10년형 선고를 받기 전 “나는 그렇게 감옥에 살 정도로 부도덕한 일을 하지 않았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호삼은 재심을 받았지만, 이번에도 징역형을 피하지 못했다.

이집트에서는 이미 호삼과 유사한 혐의로 최근 몇 년간 10여명의 여성이 체포되어 재판에 넘겨졌다. 여성 인권 단체는 이집트 당국의 이런 조처가 ‘마녀사냥’이라고 비판해 왔다.

미국에 본부를 둔 타흐리르 중동정책연구소의 마이 엘사다니 소장은 “세계 많은 사람들이 틱톡에서 일상적으로 누군가를 초대해 수익을 내는데 이집트는 이를 범죄화했다”며 “이집트 당국이 젊은 여성들의 표현과 사회 경제적 활동을 통제하기 위해 인신매매라는 혐의를 씌우는 것은 옳지 않다. 인신매매는 훨씬 더 심각한 범죄로, 이 틱톡 사건은 전혀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장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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