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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0 (금)

“손님, 딸이 보낸 문자 아닌데”…보이스피싱 막은 편의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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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편의점 내부 CCTV에 찍힌 당시 상황. A씨가 휴대폰을 보며 계산대 앞을 서성이고 있다. /경기남부경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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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안양시의 한 편의점 주인이 기지를 발휘해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은 사연이 알려졌다.

19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안양시 만안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김모(25)씨는 지난달 11일 편의점에 들어선 뒤 계산대 앞을 서성이던 중년 여성 A(64)씨로부터 수상한 말을 들었다.

A씨는 “기프트카드라는 게 있다던데 40만원 정도를 구해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휴대폰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김씨가 기프트카드 용도를 묻자 A씨는 “딸이랑 게임을 하기로 했다”고 답했다.

김씨는 “손님 휴대전화 배터리가 없어서 (배터리) 충전을 해드리려고 (전화기를) 건네받았는데 그때 문자가 바로 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A씨에게 온 문자에는 “엄마~ 친구가 휴대폰 가져가서 번호가 바뀌었어. 여기로 문자 줘. 답답해 미치겠어”, “엄마? 아직 못 샀어? 샀어 못 샀어? 기다리고 있어ㅠㅠ”, “지금 포장상태일거야. 뜯으면 카드 나와. 카드 뒷면 상단에 회색 라벨 있어. 살살 긁으면 영문 숫자 16자리가 나와. 그 부분 잘 보이게 사진 찍어 보내줘” 등 내용이 담겼다.

이를 본 김씨는 “보이스피싱 사례랑 똑같은 문자가 있어서 따님이 아닌 것 같다”고 A씨에게 말했다. A씨는 “잘못된 거면 그냥 가겠다”고 했다. 김씨는 “가시기 전에 경찰에 먼저 신고를 했다. 제가 휴대폰 충전 조금만 더 하시라고 (A씨를 잡아 두었다)”고 했다.

그 사이 도착한 경찰은 A씨에게 지인을 사칭한 전형적인 사기 수법임을 안내하고, 피해 예방 앱 등을 설치해줬다. 이후 A씨는 김씨에게 감사를 표했다고 한다.

경기 안양만안경찰서는 김씨를 피싱지킴이로 선정해 감사장을 전달했다. 김씨는 “기프트카드 사기는 편의점으로 많이 사러 온다. 그러니까 편의점 근무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주의 깊게 봐주시면 범죄 예방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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