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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19 (목)

    이슈 화물연대 총파업

    정부 “화물연대, 파업 아닌 집단운송거부” 강경 대응이 갈등 키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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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향신문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 등 기름값 급등에 따른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는 총파업에 돌입한 7일 인천 신항 인근 도로에 화물차가 줄지어 주차돼 있다. 문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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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가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친기업을 표방하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정부의 강경 일변도 대응이 갈등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화물차주는 자영업자이고, 화물연대는 노조로 볼 수 없다며 이번 파업을 노동3권으로 보장되는 ‘파업’이 아닌 ‘집단운송거부’로 규정했다.

    화물연대는 7일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총파업 돌입 직전까지도 정부와 국토교통부의 책임 있는 입장 표명과 대화 창구 개설을 기대했지만, 정부는 대화와 협의 지점을 모색하기보다는 엄정 대응 방침만을 반복적으로 밝혔다”며 “정부는 화물노동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려는 노력은 하지 않았다”고 했다. 화물연대는 지난 2일 1차 교섭을 한 이후로 정부가 아무런 대화 요청을 하지 않아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설명했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가 올해 말 일몰되는 상황에서 국토부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방치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안전운임제는 낮은 운임으로 과로·과적·과속 운행이 고착화된 화물노동자의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최소한의 운임을 공표하는 제도다.

    화물자동차법에 따르면, 국토부 장관은 매년 10월31일까지 안전운임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다음해 안전운임을 공표해야 한다. 만약 일몰되지 않고 내년에도 안전운임제가 유지된다면 다음달에는 위원회 심의가 이뤄져야 하는데, 아직 유지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 국토부는 이달 초부터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본격적인 논의에 착수한다고 밝혔지만, 절차상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화물연대 주장이다. 조오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월 안전운임제를 항시적으로 운영하는 내용의 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는데 국회 논의는 진척이 없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국토부 태도가 달라진 면도 있다. 화물연대는 2016년 이후로 총파업을 하지 않다가 지난해 11월25일 5년 만에 총파업을 했다. 이때 화물연대가 내건 요구사항도 이번 총파업과 마찬가지로 안전운임제에 대한 내용이었다. 당시 국토부가 낸 보도참고자료를 보면, 국토부는 화물연대 파업을 ‘파업’이라고 지칭했다. 화물연대 파업 취지의 정당성 여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논박하지 않고, 비상수송대책을 마련해 물류 차질이 최소화되도록 하겠다는 입장만 밝혔다.

    그런데 이번 파업을 앞두고 국토부는 강경 대응 입장을 밝혔다. 국토부는 지난 3일 보도참고자료에서 화물연대 파업을 파업이 아니라 ‘집단운송거부’로 지칭했다. 화물연대 조합원인 화물차주들은 근로기준법상 노동자는 아니지만 노동자와 유사하게 노무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특수고용노동자로 분류되는데, 이에 따라 화물연대를 노동조합으로 보지 않고 파업도 인정하지 않는 인식이 담긴 것이다. 국토부는 그러면서 “화물연대의 집단운송거부는 국가의 대외 신인도에 부정적 영향을 주면서 국내경기를 위축시키고, 수출입화물 수송 차질을 초래하는 등 국가경제에 큰 피해를 줄 것으로 우려된다”고 했다.

    노동계에서는 한국이 추가 비준한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기본협약)이 지난 4월 발효됨에 따라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3권을 광범위하게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국토부 관계자는 “화물차주는 자영업자이고, 화물연대가 노사관계에 따른 노동조합으로 인정받지는 않는 상황”이라며 지난해의 ‘파업’ 단어 사용이 잘못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화물연대의 집회나 운송 거부 자체를 불법행위로 보는 것은 아니다”라며 “주요 항만이나 사업장 출입구 봉쇄, 도로 교통 방해, 차량 파손이나 방화, 운송에 참여하는 비조합원들에게 위협을 하는 사례 등을 불법행위로 본다는 것”이라고 했다.

    공공운수노조는 지난달 25일 국토부가 화주·운수사 단체와 가진 대책회의 자료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 자료에는 ‘화물연대가 표면적으로는 안전운임제 지속 시행을 주장하나 철강재, 자동차, 유통 등 운송품목별 운송료 인상이 주 목적인 것으로 파악’이라는 문구가 나온다. 공공운수노조는 “도로 위의 사망사고를 줄이고 국민의 안전을 넓혀 나가기 위한 파업의 목적을 축소하고, 국민적인 지지 여론이 형성되지 못하도록 국토부가 악의적인 의도를 갖고 파업 목적이 운송료 인상이라고 관련 단체들에 설명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성명을 내고 “정부는 ‘엄정 대응, 무관용 원칙 적용’ 운운하며 극한 갈등을 조장하지 말고 화물노동자의 요구를 전면적으로 즉각 수용하라”며 “ILO 핵심협약을 비준하고 발효된 지금 화물노동자 등 특수고용노동자들의 결사의 자유를 제약하는 정부 발언과 태도는 모순”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화물재벌, 운송재벌의 이해와 요구에 무릎 꿇으며 실질적인 대화와 교섭을 해태 하던 정부가 마치 총파업의 책임이 화물노동자에게 있는 것처럼 호들갑을 떨며 엄정 대처, 무관용 원칙 적용 운운하는 것이 정부가 할 역할이냐”며 “이제라도 국토부가 정신 차리고 건설적인 논의와 화물노동자와 시민 모두가 함께 사는 길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이혜리 기자 lh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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