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다문화가족 10가구 중 4가구꼴로 아이를 한 명도 낳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다문화가족의 저출산 경향이 뚜렷해지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성가족부가 27일 발표한 ‘2021년 전국 다문화가족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다문화가족 중에서 자녀를 한 명도 낳지 않은 가구의 비율은 2015년 33.2%에서 지난해 42%로 늘었다. 평균 자녀 수는 0.88명. 2015년(1.02명), 2018년(0.95명)에 이어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다문화가족 중에서 자녀를 낳지 않거나 자녀가 독립해 부부 둘만 사는 가구 비율은 직전 조사가 있던 2018년 17.0%에서 30.0%로 크게 늘었다. 이번 조사는 작년 전국 다문화가족 중 1만5578가구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전체 국민의 출산율이 더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국내 출생아 중 다문화 아이 비율은 6.0%(2020년 기준)까지 올랐지만, 다문화가족만 놓고 보면 출생아가 줄어들고 있다. 최윤정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다문화가족의 저출산 추세가 확인된 건 이번 조사가 처음”이라며 “지금까지 다문화가족은 자녀가 있거나 낳을 것이라는 전제로 정책을 수립해왔다면 앞으로는 다양해진 다문화가족의 특성을 면밀하게 살펴보고 정책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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