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확진 전주 대비 1.8배
조만간 BA.5 우세종화 전망
재유행 대비, 병상 확보 관건
신규 확진자 수가 2만명에 육박한 6일 의료진이 서울 중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마친 검체를 받고 있다. 한수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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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사실상 여름철 재유행 시기에 진입했다는 진단이 나왔다. 기존의 오미크론 변이 세부계통 BA.2(스텔스 오미크론)보다 전파력이 35% 가량 강한 BA.5 변이가 신규 확진 규모를 키우고 있다. 정부는 특수환자 병상 확보에 나서는 등 방역·의료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6일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만9371명으로, 지난 5월25일(2만3945명) 이후 42일 만에 가장 많다고 밝혔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감소세였던 확진자 발생 규모가 증가세로 전환된 것은 분명해보인다”며 “앞으로 계속 증가해 새로운 유행 양상(재유행)으로 돌입하는지는 전문가들과 질병청이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질병청 국가감염병위기대응 자문위원인 정재훈 가천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새로운 변이가 우세종이 되는 시기와 맞물려 증가세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재유행이 시작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앞으로 지속적으로 늘어 늦여름 정점에 이를 수 있고, 이후 겨울에 또 한 번의 유행이 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BA.5 우세종화 전망…재유행, 늦여름 정점 이를 수도
오미크론 세부계통 변이 BA.5가 지난주 국내감염 사례 중 24.1%로 점유율이 높아지면서 조만간 우세종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지난 3월 말 오미크론 변이보다 전파력이 30% 이상 높은 세부계통 BA.2가 우세종화하면서 유행 규모를 키우고 정점 기간도 길어진 바 있다. 독일·이스라엘 등은 최근 BA.5의 점유율이 50% 안팎에 도달하면서 유행 규모가 증가세를 보인다.
지난 4일 기준 국내 BA.5 감염자의 성별 비율은 남성 52.4%, 여성 47.6%로 큰 차이는 없다. 연령별로는 20~30대가 43.0%로 가장 많다. 국내감염이 61.3%로 해외유입(38.7%)보다 많아 지역사회 전파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영국 보건당국에 따르면 BA.5는 BA.2보다 전파 속도는 35.1% 빠르고, 중화능(면역 능력을 측정하는 척도)은 3분의 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중중도가 특별히 더 높다는 보고는 없다.
정재훈 교수는 현재 준비할 작업으로 진단부터 먹는 치료제 처방까지 이뤄질 수 있도록 한 동네 병·의원(호흡기환자진료센터)의 대면진료 체계 정비, 중환자 병상 유지 및 특수환자 병상 확보 등을 꼽았다.
신규 확진자 수가 2만명에 육박한 6일 서울 중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사 관련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한수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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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특수·응급진료 체계 점검…취약시설 현장 방역점검도
박향 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재유행 위험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오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재유행에도 분만·투석·소아 진료 등 특수진료가 원활하게 제공되고, 응급상황 발생 시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도록 병상 체계를 점검했다”고 밝혔다.
현재 코로나19 확진자가 이용할 수 있는 투석 병상은 288개, 분만 병상은 250개, 소아 병상은 246개가 확보됐다. 이 가운데 중증 병상은 투석 82개, 분만 33개, 소아 18개다. 정부는 향후 수요 급증에 대비해 각 시·도별로 특수치료 대응계획을 수립하도록 하고, 시·도 간 병상 공동활용체계를 만들어 탄력적으로 운용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응급실 병상은 음압격리 병상이 아닌 일반격리 병상에서 코로나19 치료가 가능하도록 지침을 이달 안에 개정한다. 또 응급 병상 가동현황을 119 구급대 등과 실시간 공유하는 응급 자원정보시스템도 정비한다.
병상은 재유행 대비의 핵심 중 하나다. 정부는 지난 2~3월 오미크론 대유행기를 지나면서 생활치료센터 병상 등은 없애고 대부분의 무증상·경증 환자는 호흡기환자진료센터로 통칭되는 동네 병·의원에서 치료를 받도록 체계를 바꿨다. 입원 환자의 경우에도 음압격리 병상이 아닌, 일반격리 병상에서도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현재 코로나19 중증 병상은 1469개로 오미크론 유행 정점 때(최대 2825개)보다 절반 가량 줄었지만, 당국은 재유행 규모가 최대 15만~20만명대로 예측되고, 병상 효율화 작업이 진행됐기 때문에 대응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확진자가 폭증한 지난 유행 때 준비 미흡으로 특수·응급환자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사례가 발생했던 터라, 준비태세를 강화하겠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정부는 또 7월 한 달간 전국 외국인 노동자 고용 사업장과 건설현장 500여곳을 대상으로 현장 방역점검도 실시한다. ‘3밀’(밀접·밀집·밀폐) 환경인 외국인 노동자 숙소 등에서 집단감염 사례가 나왔던 지난 유행을 거울 삼아 사전 대응에 나선 것이다.
방역당국 “전 국민 4차 접종은 전문가의 논의 중”
방역당국은 BA.5 등에도 효과가 있는 개량 백신 개발 동향을 모니터링 중이며, 개발 시 신속한 도입을 위해 제약사와 협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당국은 또 전국민 4차접종 방안을 두고도 전문가와 논의하고 있다. 손영래 반장은 “예방접종의 감염 예방력 자체는 낮아지고 있지만 위중증 환자 발생과 사망 피해 감소 효과는 유지되고 있다”면서 “현재 4차접종 대상자인 60세 이상 고령층의 4차 접종률이 31% 수준에 머물고 있어 접종을 확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당국은 소아·청소년, 젊은층의 감염자 증가 추이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소아 백신 접종이나 의료대응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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