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물생명시민연대와 낙동강경남네트워크가 11일 창원시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낙동강경남네트워크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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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지역 환경단체가 창원 진해구 수돗물에 깔따구 유충이 발생했는데도 창원시가 늑장 대응을 했다며 규탄했다.
창원물생명시민연대와 낙동강경남네트워크는 11일 창원시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지난 7일 진해구민의 수돗물을 만드는 석동정수장에서 깔따구 유충이 발생하는 사태가 일어났는데, 시는 지난 8일 오후 10시 30분 사고발생 36시간 뒤에야 최초로 사실을 대외에 공개했다”고 말했다.
이어 “9일에는 가정집 수돗물에서도 유충이 발생했는데도 사고 발생 4일이 지난 10일에야 가정급수로 연결되는 각 배수지에서 유충 확산을 막는 시설이 설치됐다”며 “사건 발생 직후 낙동강유역환경청에 알릴 당시에 대외에 공개하고 지역사회가 공동으로 대응했다면 다양한 대안들이 쏟아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시 누리집 석동정수장 유충 발생 안내문. 창원시 누리집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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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창원시, 환경청, 한국수자원공사 공동조사로 밝혀졌지만, 석동정수장에서 검출된 깔따구 유충이 낙동강 본포원수에서도 검출됐다”며 “깔따구 유충은 하천 수질에서 4등급의 지표생물로 오염된 하천 퇴적토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이들은 정수장과 수돗물 사고발생 시 대응 메뉴얼 개선, 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의 물 이용부담금·원수대금·수도요금 면제 검토, 수질을 일괄 관리평가하는 민관위원회 구성 등을 요구했다.
진해구 석동정수장은 용원(웅동2동)을 제외한 진해 6만 5300가구, 15만 300여명에게 수돗물을 공급하며 13단계의 정수처리 공정을 갖추고 있다. 낙동강 본포(1일 4만9000㎥)와 성주수원지(1일 8000㎥)에서 원수를 취수해 가정에 수돗물을 공급한다.
창원 석동정수장에서 발견된 깔따구 유충. 창원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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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오전 처음으로 유충이 발견된 곳은 못 형태의 ‘활성탄여과지’와 ‘정수지’다. 활성탄여과지는 2020년 인천 수돗물 유충 사고에서도 그 원인으로 지목된 바 있다. 2년 전 인천 사고에서는 활성탄여과지 세척이 부실한 점이 유충 발생 원인으로 거론됐다. 유충은 지난 10일까지 모두 164마리(크기 2㎜가량)가 발견됐다. 지난 9일 자정 기준 진해지역 가정집으로부터 접수된 수돗물 유충 발견 신고는 모두 4건이다. 현재까지 유충은 더 발견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창원시는 시의원·환경단체·전문가 등 10명으로 구성된 ‘석동정수장 유충규명 특별조사위원회’를 꾸려 23일까지 현지 실사 등 원인 규명에 나섰다. 또 학교급식에 정수하거나 끓인 물을 사용해 달라는 권고사항을 시 누리집 등을 통해 학교 또는 급식기관에 안내하고 있다.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이날 간부회의에서 “안전한 먹는 물이 최우선”이라며 최근 발생한 낙동강·진양호 등 경남 취수원 녹조 현상, 창원 수돗물 깔따구 유충 발견에 빠르게 조처하라고 주문했다.
창원시는 경남도에도 발견 다음 날인 8시 오후 5시쯤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남도는 “보고를 받은 다음 날인 9일 사태 파악을 위해 현장 조사를 나갔다”며 “수도사업 시행사가 창원시라서 경남도는 원인 규명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j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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