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O “14년 만에 최대폭 하락”
지난 5일(현지시간)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7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지난달보다 8.6% 하락한 140.9를 기록하며 2008년 10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품목별로는 곡물 가격지수가 전달보다 11.5% 하락했고, 유지류 지수와 육류 지수가 각각 19.2%, 0.5% 떨어졌다. 설탕과 유제품, 가금류를 제외한 육류 가격도 일제히 하락했다.
지난달 22일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국이 흑해 항만을 통한 곡물 수출을 재개한다는 데 합의한 영향이 컸다.
지난 1일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항에서 우크라이나산 옥수수 2만6000t을 실은 화물선이 전쟁 이후 처음 수출길에 올랐고, 이후 지금까지 모두 8척의 수출 화물선이 흑해를 통해 우크라이나에서 출항했다.
6일에는 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외국 국적의 선박이 우크라이나에 입항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올렉산드르 쿠브라코우 우크라이나 인프라부 장관은 이날 바베이도스 국적의 일반화물선 풀마 S호가 곡물을 운송하기 위해 초르노모르스크항에 들어왔다고 밝혔다. 현재 우크라이나 항구에서는 곡물 수출선 13척이 출항 대기 중이다.
쿠브라코우 장관은 흑해 항구를 통해 한 달에 곡물 300만t을 수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항만에 묶인 곡물은 최대 2500만t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국제 곡물 가격 하락이 아프리카 등 저개발 국가를 중심으로 심화한 식량 위기를 종식시키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큰 폭 하락했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7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한 달 전보다 13.3포인트(8.6%) 떨어졌지만 전년 동기보다는 16.4포인트(13.1%) 높다. 러시아가 합의를 계속 지킬지도 장담할 수 없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영상 메시지를 통해 곡물 수출 재개는 긍정적이지만 여전히 위험 요소가 많다고 말했다. 가뭄으로 유럽과 북미 지역 주요 농산물 작황이 나빠지면서 전쟁으로 폭등한 식량 가격이 더 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노정연 기자 dana_f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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