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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미국, 중국의 '대만 무력시위' 후 대중 관세완화 재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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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 9일 백악관에서 열린 '반도체·과학법' 서명 행사에 나서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미 행정부는 대만 위기 이후 중국에 대한 관세 완화 정책을 재검토 중이라고 로이터가 소식통을 인용해 10일 보도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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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후 중국이 무력시위에 나서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그간 추진해온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완화 정책을 재검토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는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한 중국의 공격적인 반응이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 재검토를 촉발했다고 전했다. 관세 완화 조치가 중국의 위협을 맞서 미국이 물러서는 것으로 비치는 것을 꺼렸기 때문이라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이 문제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대만 문제가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은 중국산 수입 물품에 대한 고율 관세가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일부 품목에 대해 예외를 두는 등의 완화 정책을 추진 중이었다. 일부 관세 철폐, 무역법 301조에 따른 새로운 조사, 예외 품목 확대 등의 방안 등이다.

그러나 대만 문제로 미·중 간 갈등이 고조한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은 이에 대한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으며, "모든 선택권은 아직 테이블에 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이날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은 블룸버그TV에 출연해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 관세 문제를 검토하는 와중에 벌어진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이 중국과의 지정학적 관계를 어렵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러몬도 장관은 "상황이 복잡하다"며 "대통령은 선택을 저울질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 "미국 노동자에게 피해가 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이터는 관세 완화나 추가 관세 부과 같은 강력한 조치는 대체로 논의에서 보류된 가운데, 관세 부과 '예외 명단'에 논의가 집중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중국의 통상 관행이 불공정하다는 이유 등으로 무역법 301조를 토대로 2200여개에 달하는 중국산 제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했다. 이후 2020년 549개로 대상을 줄였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3월 관세 적용을 받는 549개 품목 중 352개에 대해서만 한시적으로 '예외'를 적용했다.

로이터는 대만 문제 말고도 다양한 요인이 행정부의 결정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전했다. 복수의 관계자는 미 관리들이 일부 품목에 대해 대중 관세 철폐를 고려하면서 중국 정부에 상호 조처를 할 것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고 했다. 또 한 소식통은 중국이 '1단계' 무역 합의에 따른 약속이행이나 상호 조치에 대한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앞서 중국은 1단계 무역 합의를 통해 2021년과 2022년에 농산물 등 미국 물품 구매를 2017년 수준보다 2000억 달러(약 261조원) 늘리기로 약속했으나, 이후 코로나19 등의 이유를 들어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

중국이 미국산 물품 수입 확대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면서 바이든 행정부의 핵심 지지층인 노동계가 대중국 관세 인하에 반대하는 것도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바이든 대통령의 결정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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