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EPA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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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경제손실’을 이유로 러시아가 침공할 것이라는 서방의 경고를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경제적 손실’을 이유로 들었는데, 이를 놓고 “국민의 목숨보다 경제가 중요하냐”는 비판론과 “모두가 전쟁이 다가온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옹호론이 충돌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6일(이하 현지 시각)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수 차례 러시아의 침공 가능성을 알렸지만 우크라이나인들과 제대로 공유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만약 알렸다면 경제적 손실이 컸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만약 (침공) 징후를 미리 알렸다면 지난해 10월부터 매달 70억달러(약 9조3000억원)를 잃었을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우리 중 일부는 (침공 직후) 떠났지만 수많은 이들이 여기 머물며 보금자리를 지키려 싸웠다”며 자신의 판단이 옳았다고도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우크라이나 내부에서는 찬반 양론이 부딪히고 있다. WP는 “젤렌스키의 인터뷰가 전쟁 발발 이후 전례 없는 대중의 비판을 초래하고 있다”고 했다.
현지 매체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의 편집장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설명을 놓고 “불쾌하다”고 했다. 손실액으로 제시된 ‘매달 70억달러’를 놓고는 러시아의 침공에 따른 수많은 희생과 남부 점령지의 피해 등과 비교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외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결국 권력을 잃는 것이 두려웠기 때문에 국가를 전시 체제로 두지 않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을 옹호하는 이들도 있다. 한 홍보 전문가는 “우크라이나인들은 미국의 경고에 대한 언론 보도를 충분히 접할 수 있었다”고 했다. ‘우크라이나는 무엇인가’ 프로젝트를 설립한 올레나 그네스도 “우리 모두가 전쟁이 다가온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전쟁 위험성을 경고하는 것은)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도망을 독려하는 꼴”이라는 말도 나왔다.
[오경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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