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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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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푸틴측근 車 폭발, 우크라 女비밀요원 소행”… 우크라 “가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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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긴 딸 사망 배후 진실게임

러 “생활패턴 파악, 車에 폭발물 심어 암살 성공후 에스토니아 도주” 주장

우크라 “공격 명분 만들기 선전선동…러 정보기관 암투 벌이다 생긴 일”

러 강경파의 ‘키이우 불바다’ 주장속…우크라, 24일 독립기념일 행사 금지

동아일보

21일 러시아 수사 당국이 ‘푸틴의 브레인’으로 불린 극우 사상가 알렉산드로 두긴의 딸이 차량 폭발로 숨진 모스크바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모스크바=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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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신적 스승으로 꼽히는 극우 사상가 알렉산드르 두긴의 딸 다리야 두기나(30)의 암살을 둘러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러시아가 암살 용의자로 우크라이나의 여성 비밀요원 나탈랴 보우크(43)를 지목하자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공격 명분을 만들기 위해 가짜 뉴스를 퍼뜨린다”고 부인했다.

러시아가 지지부진한 전황에 실망감을 표하는 자국 내 강경파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두기나 암살을 추가 공격 빌미로 사용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러시아가 침공 6개월째이자 우크라이나의 독립기념일인 24일 우크라이나 곳곳에 대규모 공격을 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우크라이나는 곳곳의 독립기념일 행사를 취소하고 공격에 대비했다.

○ 우크라 “러시아의 가짜 깃발 작전 의심”

동아일보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두기나가 차량 폭발로 숨진 지 이틀 만인 22일 “우크라이나 민족주의 군사조직 ‘아조우 연대’ 출신의 비밀요원 보우크가 용의자”라며 그의 얼굴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했다.

FSB는 보우크가 지난달 23일 러시아 모스크바에 도착했다며 평범한 주부처럼 위장하기 위해 자신의 12세 딸까지 데려왔다고 주장했다. 그가 약 한 달간 치밀하게 암살을 준비하며 두기나가 사는 건물의 아파트까지 빌렸다고도 했다. 이를 통해 두기나의 생활 패턴을 철저히 파악한 후 두기나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폭발물을 심었다는 것이다. 보우크가 암살 성공 후 러시아를 떠나 이웃 에스토니아로 도주했다고 FSB는 주장했다.

우크라이나는 즉각 부인하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규모 공격 재개를 정당화하려는 ‘가짜 깃발’ 작전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대통령 고문은 “허구에 근거한 프로파간다(선전활동)”라며 러시아 정보기관들끼리 암투를 벌이다 생긴 일이라고 반박했다.

서방도 러시아의 발표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FSB가 동영상 증거를 제시한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며 “수사의 신뢰성에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사망에 관한 모든 것을 철저하게 조사한 후 결론을 내야 한다고 밝혔다. 에스토니아도 보우크가 자국으로 도주했다는 러시아의 주장을 부인했다.

○ 美 “러, 우크라 민간시설 공격 준비”

러시아 강경파들은 이번 사건을 좌시할 수 없다며 푸틴 정권에 대대적인 추가 공격을 요구하고 나섰다. 딸은 잃은 두긴은 “‘러시아의 적’에 대한 단순한 복수 이상의 결과를 갈망한다”며 자신의 딸이 제물로 희생된 만큼 반드시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관영매체 러시아투데이(RT)의 마르가리타 시몬얀 편집장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의사결정센터를 즉각 타격하라”고 촉구했다. 일부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집무실 위치 등까지 거론하며 키이우를 불바다로 만들라고 주장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 관계자는 로이터통신에 “러시아가 며칠 안에 우크라이나 민간시설을 공격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며 우크라이나 민간인이 위협에 처해 있다고 전했다.

키이우 당국은 22∼25일 4일간 독립기념일 관련 대규모 공개 행사, 집회, 모임 등을 금지했다. 제2도시인 동북부 하르키우는 23∼25일 3일 동안 야간 통행을 금했다. 남부 미콜라이우는 23, 24일 시민들에게 재택근무를 지시했다.

카이로=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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