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를 넘어 이제는 120세 시대를 바라보고 있다. 우리나라 만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은 2020년 16.1%에서 2025년에 20%, 2035년에는 30%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학자 안네 리세 키예르는 2030년, DNA 생체 시계를 발견한 스티브 호바스 교수는 2050년에 ‘120세 시대’가 올 것이라 전망했다.
고령화에 따른 건강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치매는 노년기에 가장 걱정되는 질환으로 국내 치매 환자는 2020년 86만여 명이며, 80세 이상 인구의 28.3%에 해당한다. 전문가들은 고령화에 따라 치매 환자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치매는 보살핌 없이는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아 본인은 물론 가족 구성원에게도 큰 부담이 된다. 또한 치매 관리를 위한 사회적 비용이 2060년에는 133조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될 정도로 심각하다.
인지 기능 향상에 도움을 주는 다양한 음식을 섭취하는 습관은 치매를 예방하는 방법의 하나다. 콩에 들어 있는 인지질인 레시틴은 두뇌와 신경 조직, 세포막을 구성하는 중요한 구성 성분이다. 레시틴을 지속해서 섭취하면 치매 환자의 기억력이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콩이 함유한 이소플라본 역시 기억력, 언어 능력, 시공간 구성 능력과 같은 인지 기능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한편 콩 식품 및 이소플라본 섭취량과 인지 기능 손상과의 상관관계에 관한 연구에서는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특히 긍정적 효과가 나타났다. 이와 같은 성별의 차이는 이소플라본이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성질이 비슷해 폐경기 이후 여성에게 민감하게 발휘되기 때문이다.
인간의 뇌는 몸무게의 3%에 불과하지만 에너지의 25%를 소비하는 기관이다. 나이가 들면서 자주 느끼게 되는 기억력 감소는 뇌의 신경 세포막 손상 혹은 인지질 성분 이상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이 밖에도 콩의 항산화 효과는 뇌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콩을 활용한 건강한 식사와 적절한 운동은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 방법의 하나다. 치매는 무엇보다도 예방이 중요한 질병으로, 발병 이후를 대처하기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콩과 함께하는 건강한 식습관을 통해 다가오는 120세 시대에도 건강하고 행복한 일상을 유지하기 바란다.
임지영 국민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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