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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기상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는 추분(9월 23일)을 막 지났다. 완연한 가을에 접어들면 밤이 길어지면서 일조량이 줄고, 대기는 차갑고 건조해진다. 이럴 때 찾아오는 불청객이 있다. 우수수 빠지는 머리카락과 가려운 피부, 우울감으로 인한 감정 변화와 늘어나는 식욕이다. 가을에 심해지는 증상과 대처법을 알아본다.
두피 청결 유지, 영양분 충분히 보충
가을이 탈모의 계절로 불리는 이유는 휴지기(머리카락이 빠지는 시기) 탈모가 나타나기 쉬워서다. 한여름에 두피가 손상됐거나 영양이 부족해진 것 등이 원인이다. 여름철에는 강한 햇빛 때문에 두피가 뜨거워지고 땀·유분이 많아져 노폐물이 쌓이기 쉽다. 또 심한 다이어트 때문에 영양이 부족해졌거나 계절 변화에 따른 우울감으로 가을에 휴지기 탈모가 생길 수 있다. 임이석테마피부과 임이석 원장은 “이런 원인이 있을 때 머리카락은 바로 빠지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좀 지난 뒤 빠진다. 가을은 많은 양의 모발이 휴지기에 접어드는 시기이기도 하다”며 “환절기에 계절 변화로 발생하는 일시적 탈모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대부분 자연히 회복된다”고 말했다.
가을에는 모발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습관이 도움된다. 임 원장은 “여름에 다이어트로 영양이 부족해져 탈모가 생겼으면 단백질·비타민·비오틴 등이 풍부한 달걀·콩류·견과류 등 다양한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면서 부족한 성분은 영양제로 보충하는 것이 도움된다. 두피에 각질 등이 쌓여 있으면 샴푸로 노폐물을 제거해 두피 환경을 좋게 만들어 주면 된다”며 “다만 이는 탈모를 치료하는 건 아니므로 허위·과장 광고에 속지 않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각질 제거 말고 미지근한 물로 샤워
건조한 바람은 피부의 피지선·땀샘 기능을 약화하고 각질층의 수분을 빼앗는다. 피부가 푸석푸석해지고 가려움증이 생기며 각질이 일어난다. 그러면 피부에 주름이 많이 생긴다. 피지선이 적은 팔다리는 노출이 잘되는 부위고 마찰도 심해 건조 증상이 더 잘 나타난다. 임 원장은 “나이가 들면서 피지 분비뿐 아니라 각질층 기능이 함께 떨어지므로 더 건조해지기 쉽다. 이 때문에 가려움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피부가 건조할 땐 꾸덕꾸덕한 제형의 크림을 써서 보습을 충분히 해 긁지 않는 게 중요하다. 특히 건조한 날씨로 피부에 각질이 생겼을 때 이를 인위적으로 없애면 안 된다. 임 원장은 “각질층은 피부를 보호하고 방어하는 피부 장벽이라서 망가지면 외부 자극을 방어하기 어렵다”며 “보습을 해 각질을 안정적으로 만들어 줘야 한다. 물을 많이 마시고 실내 습도를 높이면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각질층은 한 달에 한 번 자연스럽게 떨어져 나가고 새 각질이 형성된다.
샤워할 때는 체온과 비슷한 미지근한 물로 15분 정도 짧게 샤워하는 게 좋다. 피부에는 자연 보습 물질이 있는데 물이 너무 뜨거우면 녹아버린다. 보습제를 충분히 바르고 샤워 습관을 바꿨는데도 여전히 가렵고, 긁다가 피부에서 진물이 나거나 피부가 부풀어 오르면 먹는 스테로이드약이나 항히스타민제 등을 처방받아 사용하는 게 좋다.
신체 활동 늘리고 규칙적 수면 유지
우울감이 불쑥 찾아오는 계절이 가을이다. 서울숲정신건강의학과 염태성 원장은 “가을에는 일조량이 줄어들면서 기분·수면과 관련 있는 세로토닌·멜라토닌 같은 신경전달물질들에 불균형이 생긴다”며 “이 때문에 계절 변화에 따른 우울감이 심해진다”고 말했다.
과거에도 가을에 비슷한 증상을 겪은 적이 있고 시간이 지나면서 증상이 나아지는 것을 경험했다면 이를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이면 된다. 자신이 왜 무기력한 기분이 드는지를 알면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 염 원장은 “날씨 변화에 따라 신체가 시차 적응을 하면서 생긴 일시적인 우울감은 대부분 환절기가 지나면 자연스럽게 완화한다”며 “다만 적은 일조량과 낮은 기온이 우울감을 증가시키는 원인이면 겨울이 끝날 때까지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우울감 완화를 위해서는 실내에서도 가능하면 햇빛이 드는 창가에 앉는 것이 좋다. 염 원장은 “가을에 생기는 우울감은 일조량과 관련이 있으므로 낮에 산책하며 햇빛을 쐬는 것을 권한다”며 “신체 활동을 늘리고, 규칙적인 수면을 위해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생활습관을 교정해도 우울 증상이 지속해 일상에 불편함을 초래하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염 원장은 “약물치료가 발전했지만 계절성 우울증이 뚜렷한 경우에는 광선치료를 사용해 신체 주기를 조절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포만감 느끼려면 20분 이상 천천히 식사
가을에 유독 식욕이 당기는 이유는 뭘까. 염태성 원장은 “의학적으로 두 가지 원인이 있다. 첫째로 적은 일조량 때문에 세로토닌 농도가 낮아져 식욕이 증가한다. 둘째로 체온이 떨어지면서 포만감을 느끼는 중추를 자극하는 정도가 약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진화론적으로는 생존에 혹독한 겨울을 대비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몸에 에너지를 비축하는 과정으로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식욕이 과도하게 올라가지 않으려면 포만감에 도움되는 습관을 알아두는 것이 도움된다. 포만감이 없으면 배고픔을 이기지 못해 간식을 더 먹거나 다음 식사에 몰아 먹기 쉽다.
식이섬유소가 풍부한 채소, 살코기 등 단백질 식품은 포만감을 줘 식사량을 조절하는 데 도움된다. 식사할 때 당 지수가 낮은 샐러드나 채소를 먼저 먹으면 혈당을 완만히 조절하므로 식욕이 과도하게 올라가지 않는다.
위에 음식이 들어간 다음 포만감을 유발하는 신호가 뇌에 전달되기까지 20분 이상 걸린다. 천천히 먹으면 식욕을 억제하는 호르몬인 렙틴이 작용해 배부르다는 기분이 들고, 식욕을 자극하는 호르몬인 그렐린은 감소한다. 세로토닌 재료인 트립토판이 풍부한 바나나·견과류·우유 등을 챙겨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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