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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에 물주고 물건 옮기고…테슬라 '로봇 집사' 車보다 싸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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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팰로앨토에서 자사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프로젝트명 옵티머스) 시제품을 선보였다. 머스크 CEO는 대량 생산을 전제로 향후 대당 2만달러(약 2800만원) 미만 가격에 테슬라 로봇이 시판돼 생산 현장의 반복·위험업무에 투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테슬라는 이날 상체 기계장비 등이 노출된 전 단계 로봇이 화분에 물을 주거나 상자를 옮기는 장면 등이 담긴 영상도 공개했다. [테슬라 동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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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에 줄을 매단 휴머노이드 로봇이 걸어와 꽃에 물을 준다. 이어 상자를 들어 올려 책상에 내려놓고 상자에서 부품을 꺼내 작업대에 올린다.'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가 개발을 선언한 테슬라 로봇(프로젝트명 옵티머스)이 마침내 등장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팰로앨토에서 '테슬라 인공지능의 날'을 열고 휴머노이드 로봇을 공개했다. 머스크는 "테슬라의 목표는 유용한 휴머노이드 로봇을 가능한 한 빨리 만드는 것"이라면서 "대량 생산이 되면 차보다 훨씬 저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머스크가 밝힌 예상가액은 2만달러(약 2800만원) 미만이다.

테슬라의 로봇 개발은 3단계로 진행되고 있다. 작년에 처음으로 테슬라 봇에 대한 개념을 제시했고 올해 2월 프로토타입 개발을 끝냈으며 현재는 고도화하는 단계다.

영상을 통해 선보인 이 로봇은 손으로 온갖 작업을 했다. 하지만 등에 줄을 묶어 천장에 매달아 둘 정도로 갓 걸음마를 뗐다는 평가를 받았다.

CNN은 "로봇이 넘어지거나 다치지 않도록 밧줄을 사용했다"면서 "옵티머스의 능력은 현대차가 소유한 보스턴다이내믹스에 비해 훨씬 뒤처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머스크 역시 "여전히 할 일이 많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로봇시장의 판을 바꿀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날 현장에 참석한 김주형 일리노이대 교수는 "빠른 속도보다 무거운 물체를 움직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완성도에 대해서는 보는 시각이 다를 수 있겠지만 테슬라가 합류하면서 로봇시장 판이 커진 것은 틀림없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테슬라 로봇은 자율주행차를 고스란히 옮겨 대량 생산에 적합하도록 설계됐다. 가슴에 2.3kwh 배터리 팩을 달았고 저전력 고효율을 강조했다. 또 두뇌는 자율주행차용으로 개발한 시스템 온칩을 탑재해 와이파이(Wi-Fi) 또는 LTE로 통신이 가능하도록 했다. 사람의 관절에 해당하는 액추에이터는 몸 전체적으로 28개에 달했으며 손에는 별도로 11개를 내장했다. 움직임이 인간을 닮은 것이다. 테슬라 로봇은 보스턴다이내믹스 2족 로봇인 아틀라스와 비교할 때 빠른 움직임 대신 노동에 무게를 실었다.

이날 테슬라는 차량에 탑승한 테슬라 봇의 충격 실험 영상을 공개했다. 넘어지거나 쓰러져도 안전하다는 것이다. 또 액추에이터는 1개당 그랜드 피아노 1대를 들어 올릴 수 있는 힘을 갖췄다고 덧붙였다. 얼마나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지를 가리키는 자유도는 인간 손이 27인 반면 테슬라 봇은 11 수준이다. 이를 통해 손으로 약 9㎏까지 들어 올릴 수 있다. 머스크는 "옵티머스는 자율주행의 컴퓨터 비전 능력을 갖추고 있다"면서 "향후에는 더 광범위한 기능을 수행해 잠재적으로 노동력 부족을 메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굳이 휴머노이드가 필요하냐는 의문도 제기됐다. 크리스 앳키슨 카네기멜런대 로봇공학 교수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을 통해 "주된 목표가 생산 현장에 로봇을 투입하는 것이라면 바퀴 달린 로봇이나 4족 로봇이 더 맞는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머스크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사람 수백만 명을 도울 수 있다"면서 "로봇은 우리가 알고 있는 문명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실리콘밸리 = 이상덕 특파원 / 서울 =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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