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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일본 신임 총리 기시다 후미오

3년만에 웃으며 만난 중·일 정상…기시다 “센카쿠 우려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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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17일 태국 방콕에서 만나 환하게 악수했다. 중·일 두 정상이 정상회담에서 환한 미소를 보인 것은 지난 2014년 이후 처음이다. 중·일 양국 관계에 훈풍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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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4년부터 지금까지 개최된 중·일 정상회담의 공식 사진이다. 지난 2014년 11월 베이징(맨위 왼쪽), 2015년 4월(맨위 오른쪽), 2016년 9월(가운데 왼쪽), 2019년 6월(가운데 오른쪽), 2019년 12월(아래 왼쪽), 2022년 11월(아래 오른쪽). 17일 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처음으로 미소를 보이며 포즈를 취했다. 중앙포토·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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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일 양국은 회담이 끝난 뒤 관계 정상화에 합의를 이뤘다는 점을 강조했다. 관영 중국중앙방송(CC-TV)은 “양국은 고위층 교류와 대화·소통을 유지하고, 정치적 상호신뢰를 증진하며, 실질적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며 “국제 및 지역 현안에서 협조와 협력을 강화해 신시대의 요구에 부합하는 안정적이고 건설적인 중·일 관계 구축에 힘을 다하자는 데 동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기시다 총리는 모두 발언에서 “현재 일·중 관계는 다양한 협력 가능성과 많은 과제와 현안에 직면해 있다”며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양국관계 구축을 양국의 노력으로 가속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NHK가 보도했다. 회담이 끝난 뒤 기시다 총리는 기자들과 만나 “기본적인 생각 방향이 시 주석과 일치했다”면서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교장관이 중국을 방문하는 데 합의했다고 일본 아사히 신문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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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왼쪽)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7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APEC 회의에서 3년만에 중일 정상회담을 가졌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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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주석은 회담에서 경제를 강조했다. 시 주석은 “양국 경제는 상호 의존도가 매우 높다”며 “디지털경제, 녹색발전, 재정금융, 의료·양로, 상업체인·공급체인의 안정과 작동 등의 방면에서 대화와 협력을 강화하고 더 높은 수준의 장점의 상호 보완 및 호혜공영을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전략적 자주를 내세워 미국과 일본의 틈벌리기를 시도했다. 시 주석은 “양국은 각자 장기간의 이익과 지역내 공동 이익에 착안해 전략적 자주를 견지해야 한다”며 “지역일체화 프로세스를 추진, 공동으로 아시아를 잘 발전시키고 잘 건설하여 글로벌 도전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중·일 정상회담은 지난 2019년 12월 베이징에서 열린 시 주석과 아베 신조(安倍晉三) 전 총리 이후 3년 만에 열렸다. 기시다 총리와 시 주석의 회담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시다 총리는 회담 후 “첫 대면 회담이었지만 중·일 관계의 대국적 방향성과 과제나 현안의 협력 가능성에 대해 솔직하고 심도 있는 논의를 할 수 있었다"며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중·일 관계를 구축해 나가기 위한 대화를 진행해 나가기 위한 좋은 출발이 됐다”고 성과를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안보 현안에 대한 논의 성과를 강조했다. 그는 “센카쿠 제도(尖閣, 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를 포함한 동중국해 정세와 중국의 탄도 미사일 발사 등 군사적 활동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대만해협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며 “안보 분야의 의사소통 강화에 의견을 모았다”고 강조했다.

북한 문제와 관련해 기시다 총리는 "북한 문제에서 안보리를 포함해, 중국의 역할을 기대한다는 목소리를 전했다"면서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를 포함해 정상 레벨 등 다양한 채널의 대화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다만 중국 측 발표문에 북한 문제는 포함되지 않았다.

중·일 관계는 지난 2012년 일본 정부가 센카쿠 열도의 ‘국유화’를 선포하면서 영유권을 주장하는 중국의 반발을 초래하며 악화일로를 걸어왔다.

대만문제에서 미국과 밀착해온 일본은 지난 8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직후 중국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자국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떨어지자 자위대 강화와 국방 예산을 대폭 늘리며 중국과 각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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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을 방문한 낸시 펠로시(왼쪽) 미 하원의장이 타이베이 총통부에서 차이잉원(오른쪽) 총통을 만나 손을 흔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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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일 양국은 갈등 속에서도 대화의 끈을 놓지는 않았다. 지난 8월 17일 양제츠(楊潔篪) 당시 중앙외사위원회 판공실 주임이 아키바 타케오(秋葉剛男)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과 톈진(天津)에서 만나 7시간 동안 양국 관계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중국은 지난 9월 27일 거행된 아베 신조 전 총리의 국상에 부총리급 의전을 받는 완강(萬鋼) 전국 정협 부주석을 파견해 성의를 표시했다. 일본은 또 대만의 현직 입법원장이 아닌 리덩후이(李登輝) 전 대만 총통의 차녀 리안니(李安妮) 리덩후이 기금회 이사장을 조문단 대표로 받아 중국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베이징·도쿄=신경진·이영희 특파원, 서유진 기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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