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8일 동남아 순방 때 MBC 취재진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불허한 것과 관련해 “국가 안보의 핵심 축인 동맹 관계를 사실과 다른 가짜 뉴스로 이간질하려고 아주 악의적인 행태를 보였기 때문”이라며 “대통령의 헌법 수호 책임의 일환으로서 부득이한 조치였다”고 말했다.

이기정(왼쪽) 홍보기획비서관과 MBC 기자가 1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대통령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이 끝난 후 말다툼을 벌였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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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MBC에 대한 전용기 탑승 배제는 선택적 언론관 아니냐’는 기자 물음에 “자유롭게 비판하기 바란다. 언론·국민의 비판을 늘 다 받고 마음이 열려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윤 대통령의 지난 9월 말 미국 방문 때 MBC가 처음 보도한 ‘뉴욕 비속어 발언’은 악의적인 가짜 뉴스인데도 시정하지 않아 동남아 순방 때 탑승을 불허했다는 주장이다. 윤 대통령은 “언론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언론의 책임이 민주주의를 떠받치는 기둥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며 “그것이 국민의 안전 보장과 관련된 것일 때에는 그 중요성을 이루 말할 수가 없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문답을 마치고 자리를 옮긴 뒤 MBC 기자와 대통령실 이기정 홍보기획비서관 사이에 설전도 벌어졌다. MBC 기자가 “뭐가 악의적이라는 것인가. 증거를 내보라”고 하자, 이 비서관은 “아직도 이렇게 (인정을 안 한다)”라고 했다. 두 사람 간에는 “군사정권이냐?” “보도를 잘하라”는 등 언쟁이 2분 정도 이어졌다. 이후 대통령실은 이재명 부대변인 서면 브리핑을 통해 “MBC 기자 질문에 대해 답하겠다”며 10가지 사유를 들어 반박에 나섰다. “대통령이 하지도 않은 말을 미 의회를 향해 비속어를 쓴 것처럼 우리 국민뿐 아니라 전 세계를 상대로 거짓 방송해 한미 동맹을 노골적으로 이간질했다”는 등의 주장이었다.

이에 대해 MBC는 입장문을 통해 “언론의 비평·보도·검증 활동을 행정부 수반이자 국가 원수가 명확한 근거 없이 가짜 뉴스로 규정하고 악의적 행태라고 말한 것은 헌법 가치인 언론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는 위협적 발언”이라며 “MBC는 앞으로도 공적 영역에 대한 자유로운 취재와 검증, 비평을 통해 민주주의에 기여하는 공영 방송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했다.

[최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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