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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첫 판문점 방문한 권영세 “조만간 직접 마주하고 논의 시작할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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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핵무력 선언 5주년에 판문점 방문…창문으로 바라본 北병사들

권영세 “단절과 긴장 아닌 연결과 협력의 공간으로 만들 것”

“흡수통일 추구하지 않을 것…핵위협·무력도발도 용납 않아”

헤럴드경제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29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을 방문해 둘러보고 있다. 뒤로 북측 판문각이 보인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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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판문점)=통일부 공동취재단·최은지 기자]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29일 취임 후 처음으로 판문점을 방문해 “더 이상 한반도의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정부의 진정성을 왜곡하지 말고 우리의 제안에 호응해 오길 바란다”며 “조만간 바로 이곳 판문점에서 직접 마주해 남북 간 현안들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권 장관은 이날 오후 제3초소, 2019년 귀순한 북한군 병사 오청성씨 귀순 장소, 중립국감독위원회(T1) 및 군사정전위원회(T2) 등을 방문했다. 통일부 장관의 판문점 방문은 2020년 9월 이인영 당시 장관 이후 약 2년4개월 만이다. 권 장관 개인적으로도 판문점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은 북한이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5주년이기도 하다.

도보다리와 2018년 남북 정상이 함께 심은 식수 등을 둘러본 후 자유의 집 2층에서 “판문점은 한국전쟁 휴전 협상 등이 있었던 전쟁과 대립의 장소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1971년 남북 적십자 접촉을 시작으로 2018년 정상회담을 포함해 총 370여 차례의 회담이 열렸던 대화와 화해의 공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남북관계가 끝을 모를 긴장으로 치닫고 있지만, 지금부터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이곳 판문점의 미래도 달라질 것”이라며 “이 공간을 단절과 긴장의 장소가 아니라 연결과 협력의 공간으로 만들어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권 장관은 “우리 정부는 북한에 대해 적대 의지를 갖고 있지 않다. 역대 정부가 그래왔듯이 흡수통일을 추구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마찬가지로 북한의 핵 위협과 무력 도발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제일 중요한 것은 남북관계를 지속 가능하게 발전시키고 비핵·평화·번영의 한반도를 실현해서 우리 모두가 바라는 평화통일의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일관된 노력”이라며 “저는 북한이 지금이라도 대화의 장에 나오기를 바라며 언제 어디서든 어떤 형식의 대화라도 북한이 원하면 나갈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

권 장관은 “지금과 같이 한반도의 안보 위기가 고조되는 것은 남북 모두에게 아무런 득이 되지 않는다”며 “북한의 도발 행위는 남북관계뿐만 아니라 현재 북한이 제기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북한 당국이 저에 대해 여러 험한 말들을 하고 있지만, 저는 개의치 않고 의연하게 열린 자세로 북한 당국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며 “남과 북의 책임 있는 당국이 만나서 현 상황을 타개하고 남북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용기 있는 결단을 내려주었으면 한다”고 촉구했다.

헤럴드경제

29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 북측 지역 판문각에서 북한 병사들이 판문점을 방문한 권영세 통일부 장관과 취재진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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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장관은 “북한이 지금과 같이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고 도발을 해서는 번영은 고사하고 북한 체제 안전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만 가중시킬 것”이라며 “북한 주민들뿐만이 아니라 북한 지도부의 미래를 생각해서라도 하루빨리 핵 ·미사일 개발, 도발을 멈추고 우리와 대화를 통해서 한반도의 미래를 진정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근본적인 고민과 그에 따른 결정을 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북정책 로드맵 ‘담대한 구상’에 대해 북한은 여전히 반응을 보이지 않고 전례 없는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대해 권 장관은 “정부가 한편으로는 단호하고 한편으로는 유연한 대북정책을 보이는데, 북쪽에서는 단호한 부분에 있어서 유리한 방향으로 바꾸기를 원하는 것 같다”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정부나 우리 국민들의 단호한 의지가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 예측하기로는 당분간 북한이 지금과 같은 태도를 쉽사리 바꿀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내다봤다.

이어 “우리는 초조해하지 않고 인내심을 가지고 원칙으로 정한 부분을 지키면서 북한의 태도 변화를 기다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반응을 이끌어내기 위한 5·24 조치 등 우리의 독자제재를 완화하거나 유예 또는 해제할 용의가 있는지에 대해 권 장관은 “담대한 구상에 따른 비핵화 절차가 진행된다면 경제협력, 군사·정치 분야의 상응 조치가 있을 텐데, 이를 위해 유엔 대북제재나 우리 자체 제재 등 필요한 부분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 얼마든지 풀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silverpap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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