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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19 (목)

    이슈 최저임금 인상과 갈등

    헌재 “택시기사 초과수입, 최저임금서 제외”…또 합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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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향신문

    서울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한 택시가 택시등을 끈 채 장거리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이준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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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인 택시기사의 최저임금을 계산할 때 초과운송수입금을 제외하도록 한 법 규정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헌법재판소가 판단했다.

    헌법재판소는 23일 택시회사들이 최저임금법 제6조 5항에 대해 낸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이 조항은 택시기사의 최저임금을 계산할 때 ‘생산고에 따른 임금’은 제외하도록 규정한다. 생산고란 생산량 또는 생산액과 같은 말로, 택시기사의 경우 사납금을 내고 남은 초과운송수입을 뜻한다. 초과운송수입은 최저임금에 포함되지 않으니 회사는 고정급으로만 최저임금을 채워야 한다는 의미다.

    택시기사들이 이 조항을 근거로 “회사가 지급한 임금 합계가 최저임금법이 정한 액수에 미달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전국적으로 소송이 이어지자 총 37개 택시회사는 “이 조항이 택시운송사업자의 계약과 직업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심판대상조항은 저임금·장시간 근로 업종에 해당하는 택시운전 근로자들의 임금 불안정성을 일부나마 해소해 생활안정을 보장한다는 사회정책적 배려를 위해 제정된 규정”이라며 “입법 목적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또 택시운송사업자 입장에선 고정비용 증가로 경영상 부담이 늘어날 수 있지만 이 조항이 택시업계가 겪는 어려움의 주된 원인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헌재는 택시기사의 근로조건은 이 조항이 제정될 당시는 물론 현재까지도 개선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한국노동연구원이 작성한 보고서를 인용해 2019년 기준 택시기사의 월 임금은 1일 2교대의 경우 211만7000원이라며 “근로시간에 비교하면 시간당 임금이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할 정도로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초과운송수입금이 임금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임금체계를 그대로 둔다면 택시운전 근로자들이 운송수입을 늘리려는 의도에서 과속과 난폭운전 등 위반행위가 늘어나 택시운송 질서를 위협할 것이며, 이는 곧 택시를 이용하는 국민의 안전 저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이 조항이 달성하려는 공익은 국민의 안전을 보장할 국가의 의무 이행이란 측면에서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선애·이은애·이종석·이영진 재판관은 운송수입금 전액관리제 정착을 전제로 이 조항이 궁극적으로는 폐지돼야 한다는 보충의견을 냈다. 전액관리제는 택시영업으로 벌어들인 수익 전액을 회사에 납입하는 제도이다. 대신 회사는 임금협정에 따라 택시기사들에게 정해진 급여를 지급한다. 폐해가 많은 사납금제를 대체하기 위해 도입됐으나 아직 안정적인 급여 제도로 정착되지 못한 상태다.

    이들 재판관은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하고 고정급만으로 최저임금 이상을 지급하는 것이 택시운전 근로 특성과 잘 조화된다거나 바람직하다고 평가할 수만은 없다”면서도 “사납금제가 어떤 형태로든 택시업계에 자리 잡고 있는 한 이 조항의 역할은 유효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택시요금 체계 현실화와 운송수입금 전액관리제 정착을 위한 실질적 정책과 입법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헌재는 2011년과 2016년에도 이 조항이 합헌이라고 결정했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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