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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동아시아 영토·영해 분쟁

미·중 군용기 아찔한 '150m 대치'…조종사 헬멧까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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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 24일 남중국해 파라셀 제도 인근 상공에서 미 해군 P-8A 대잠 초계기에 150m 거리로 접근한 중국군 젠-11 전투기 조종석이다. 중국 조종사의 모습이 선명하게 보일 정도로 접근했다. CNN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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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미국과 중국 군용기가 남중국해 상공에서 불과 150m를 사이에 두고 대치하는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미국 CNN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미국 기자를 태운 미군 P-8A 대잠 초계기가 남중국해 파라셀 제도(중국명 시사·西沙 군도)에서 48㎞ 떨어진 수역의 상공 6553m를 비행하는 동안 중국군의 경고 방송을 들었다. 130여 개의 작은 산호초로 이뤄진 파라셀 제도에 중국이 건설한 비행장과 군사시설에서 발신한 무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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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싱크탱크인 ‘남해전략태세감지(南海戰略態勢感知, SCSPI)’가 페이스북에 공개한 지난 1월 한 달간 미군 정찰기가 남중국해에서 정찰활동을 벌인 빈도 그래프. SCSPI 페이스북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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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항공기, 중국 영공은 12해리다. 더는 접근하지 말라. 그렇지 않으면 당신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

이같은 경고 방송에 미군 조종사는 “국제 영공을 비행 중”이라고 대응했지만, 곧 공대공 미사일 4발을 장착한 중국의 젠(殲)-11 전투기 1대가 150m 거리로 접근하며 정찰기를 막아섰다.


초계기에 탑승한 CNN 기자는 중국 조종사가 고개를 돌려 자신을 바라보는 것을 볼 수 있었으며 꼬리 날개의 붉은 별과 무장 미사일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미군 조종사는 “중국 인민해방군 전투기, 여기는 미 해군 P-8A다. 당신을 왼쪽 날개에서 떼어 내고 서쪽으로 비행하겠다. 당신도 똑같이 하기 바란다”고 타전했다. 중국 전투기는 대응 없이 근접 비행을 하다 15분쯤 뒤 사라졌다.

남중국해가 미·중 긴장의 최전선이 된 지는 이미 오래다. 마크 하인스 미 해군 제10정찰대대 사령관은 “남중국해의 또 다른 금요일 오후라고 말하고 싶다”며 미·중 군용기의 조우는 이미 일상화됐다고 지적했다.

미 P-8A 초계기가 오키나와 기지로 복귀하는 도중에는 필리핀 북부 상공에서 중국 미사일 구축함과 대치했다. 중국 군함을 발견한 미 초계기가 304m 저고도로 하강하자 중국 함정이 경고 무전을 보냈다. “미 항공기에 알린다. 여기는 중국 해군 173호함(창사함·長沙號)이다. 당신은 저공으로 접근하고 있다. 의도를 설명하라. 우리 안전을 명백히 위협하고 있다”는 경고였다. 이에 미군 조종사는 “우리는 미군 군용기다. 안전거리를 유지하겠다”고 응답한 뒤 임무를 수행했다.

WSJ은 이날 P-8A 초계기가 중국군 군함을 발견한 곳은 대만 동부 70㎞ 외곽이라고 보도했다. 미 정찰기는 매일 남중국해 상공을 정찰하며 이 지역에 대한 지배권을 주장하는 중국의 인공섬 군사화 상황을 기록하고 있다. 정찰기는 촬영기기, 레이더, 각종 센서를 이용해 인공섬의 선박, 항공기, 군사 시설을 관측한다.

인도양과 서태평양 담당 미 해군 정찰대 사령관 윌 토라손 대령은 “장기 추세를 볼 때 중국 전투기 조종사가 갈수록 공격적”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12월 21일에는 중국 전투기 한 대가 남중국해 상공에서 미군 정찰기와 불과 6m 거리에서 대치한 일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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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중앙방송(CC-TV)이 최근 중국 해군 호위함 바옌나오얼(巴彦淖爾)함과 몐양(綿陽)함이 남중국해 모 해역에서 실탄 방공훈련을 하는 모습을 25일 보도했다. CC-TV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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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도 미군의 동향을 관찰하며 적극 대응하고 있다. 중국의 싱크탱크인 ‘남해전략태세감지(南海戰略態勢感知, SCSPI)’는 지난 1월 한 달간 미군 정찰기가 남중국해 상공에서 총 64차례 정찰 활동을 벌였다고 했다.

한편 중국중앙방송(CC-TV)은 25일 바옌나오얼(巴彦淖爾)함과 몐양(綿陽)함이 남중국해 모 해역에 급파돼 대공 방어, 대함 타격, 방공 반(反)미사일 등 고강도 훈련을 전개했다고 보도했다. CC-TV는 “두 척의 호위함은 적의 위협에 근거해 적외선탄 등을 발사해 적기를 최종 수장시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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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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