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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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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후 첫 英 국왕 국빈방문… 佛 "베르사유궁 만찬으로 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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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3세, 26∼29일 프랑스 국빈방문 예정

국빈만찬, 엘리제궁 대신 베르사유궁 개최

프랑스 정부 "양국 오랜 우호관계 재확인"

영국 국왕 찰스 3세가 즉위 후 첫 국빈방문(State Visit) 대상국으로 프랑스를 선택했다. 브렉시트, 즉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로 한동안 소원했던 양국관계가 개선되는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프랑스는 찰스 3세와 부인 커밀라 왕비를 위한 국빈만찬(State Banquet)을 베르사유 궁전에서 열기로 하는 등 크게 환영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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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3세 영국 국왕(왼쪽)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사진은 2021년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 당시 왕세자 신분이던 찰스 3세가 마크롱 대통령과 만난 모습. BBC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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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프랑스 언론들에 따르면 찰스 3세는 오는 26일부터 29일까지 3박4일 일정으로 프랑스를 국빈방문한다. 그에 앞서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10일 취임 후 처음 프랑스 파리를 찾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수낵 총리는 회담을 통해 찰스 3세의 즉위 후 첫 외국 방문이 성공적인 행사가 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을 마크롱 대통령한테 부탁할 것으로 보인다.

찰스 3세 부부는 먼저 마크롱 대통령 부부와 함께 파리 개선문 앞 무명용사의 묘에 헌화하고 추념의 시간을 갖는 것으로 국빈방문 일정을 시작한다. 영국과 프랑스는 제1차 세계대전(1914∼1918)과 제2차 세계대전(1939∼1945) 당시 동맹국이었으며, 지금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통해 동맹관계를 맺고 있다.

국빈만찬은 프랑스 대통령이 거처하는 엘리제궁 대신 파리 근교에 있는 베르사유 궁전에서 개최된다. 프랑스가 세계에 자랑하는 보물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기도 한 베르사유궁에서 국빈만찬이 열리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마크롱 대통령이 만찬 장소로 엘리제궁 말고 베르사유궁을 택한 것은 프랑스가 영국을 그만큼 중시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일종의 메시지로 풀이된다. 70대의 늦은 나이에 국왕이 된 찰스 3세의 즉위를 축하하고, 지난해 9월 서거한 그의 어머니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내려는 의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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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 근교에 있는 베르사유 궁전의 호화스러운 내부 모습. 프랑스는 영국 국왕 찰스 3세 부부를 위한 국빈만찬을 이례적으로 베르사유궁에서 열기로 했다. 게티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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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은 재위 기간(1952∼2022) 동안 프랑스를 5차례 국빈방문했으며 유창한 프랑스어 실력과 프랑스 문화에 대한 폭넓은 이해로 프랑스 국민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다.

커밀라 왕비는 별도로 마크롱 대통령 부인 브리지트 여사와 나란히 오르세 박물관을 찾는다. 그곳에서 이번에 새롭게 단장해 문을 여는 프랑스 화가 에두아르 마네(1832∼1883) 및 에드가 드가(1834∼1917) 전시관의 공식 개막식을 주관한다. 오르세 미술관으로 대표되는 프랑스의 소프트파워를 과시하고, 또 문화대국으로서 프랑스 이미지를 널리 각인시키기 위한 일정으로 해석된다.

이후 찰스 3세 부부는 파리를 떠나 프랑스 남동부 보르도로 이동한다. 와인 산지로 유명한 곳인데 환경주의자인 찰스 3세는 특별히 유기농 포도밭을 둘러볼 예정이다. 이를 통해 환경을 해치지 않으면서 포도를 재배하고 와인을 만드는 ‘지속가능한’ 와인 제조의 가능성을 모색함으로써 ‘기후변화를 막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복안이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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