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조합원들이 15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3.31 학교비정규직 신학기 총파업 돌입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이준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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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실과 돌봄교실 등에서 일하는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3월 새 학기 총파업을 예고했다. 학교비정규직이 새 학기 총파업에 나서는 건 처음이다. 노조는 급식 노동자의 폐암 발병률이 평균보다 16배나 높은 위험한 작업환경,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열악한 임금체계 개선을 정부에 요구해왔지만 진전이 없어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윤석열 정부가 연일 ‘노동시장 약자를 위한다’고 주장하는 만큼, 이번 파업에 어떤 태도를 보이는지 지켜보겠다고 했다.
민주노총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학비연대)는 15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3·31 학교비정규직 총파업 요구안 해설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같이 밝혔다. 학비연대는 이번 파업 규모가 지난해 11월 파업 규모인 2만1000여명 또는 그 이상이 될 것이라고 본다.
교사·공무원과 같은 일 하는데, 최저임금에도 못 미쳐
학비연대의 핵심 요구는 저임금 임금체계 개편, 급식실 폐암 산재 대책 마련, 늘봄학교·돌봄교실 인력확충 및 처우개선이다.
학비연대는 주로 여성인 학교비정규직들이 심각한 저임금에 내몰려 있다고 했다. 사실상 같은 일을 하는데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임금과 수당 등에서 차별을 받는다는 것이다. 일례로 조리사·돌봄전담사 등이 속한 ‘교육공무직 2유형’의 기본급은 2022년 기준 186만8000원으로 같은 해 최저임금(191만4440)에도 못 미쳤다. 영양사·사서 등이 속한 1유형의 기본급도 2유형보다 20만원 많다. 올해 최저임금은 전년 대비 5.0% 올랐지만, 정부가 제시한 교육공무직 임금 인상률은 1.7%에 그쳤다고도 했다. 방학 중에는 사실상 수입이 끊기는 점도 오랜 문제로 지적됐다.
민주노총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조합원들이 15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3.31 학교비정규직 신학기 총파업 돌입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이준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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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비연대는 “지난해 9월에 시작한 집단 임금교섭이 해를 넘겨 장기화했고, 심지어 노조가 직무평가까지 수용하며 열린 자세로 논의하자고 했지만 교육 당국은 모든 협의를 거부해 파업에 돌입한다”며 “현장에서도 파업을 통해 우리의 의견을 알리자는 목소리가 강하다”고 했다.
2018년 교육부의 연구용역을 받아 학교비정규직 직무평가를 진행한 박용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소장은 “실제 인터뷰를 했을 때 공무직의 업무나 역할이 교사나 공무원에 비해 적지 않았고, 대등하거나 그 이상을 하고 있음에도 급여 수준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며 “ 임금 자체의 차이는 어느 정도 인정하더라도 수당이나 복리후생은 차별없이 지급해야 한다는 게 상식인데, 수당에서도 차이가 나고 일부수당은 아예 적용이 안 되고 있다”고 했다.
민주노총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조합원들이 15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3.31 학교비정규직 신학기 총파업 돌입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이준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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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 발병률 16.4배…“노동약자 위한다는 정부, 응답하라”
급식 조리사들의 높은 폐암 발병률에 관한 대책도 요구했다. 교육부가 지난 14일 발표한 14개 시·도교육청 학교급식노동자 폐암 건강검진 결과를 보면, 검진을 받은 2만4065명 중 6773명(28.2%)에게서 이상 소견이 나왔다. 139명은 폐암 ‘의심’ 또는 ‘매우 의심’ 소견을 받았고, 31명은 폐암 확진이었다. 이는 같은 연령대 평균보다 16.4배 높은 수치다.
김수정 학비연대 노동안전위원장은 “수년째 경고하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지만 정부는 방기했고, 그 결과 안전하고 건강한 학교급식이라는 일상이 무너지고 있다”며 “조리흄(기름 요리를 할 때 발생하는 발암물질)이 다량 발생하는 메뉴를 축소하고, 폐암 확진자에 대한 사후관리와 지원대책을 마련하며, 법 개정으로 급식노동자 폐암검진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노총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조합원들이 15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3.31 학교비정규직 신학기 총파업 돌입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이준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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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국정과제인 늘봄학교·돌봄교실 확대가 제대로 된 인력 충원 없이 진행되면서 기존 돌봄전담사들이 과로에 내몰린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성식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정책국장은 “돌봄업무와 각종 행정업무 증가로 상당한 인력충원이 필요하지만, 자원봉사자나 퇴직교원 등 불안정한 인력으로 땜질식 처방을 하고 있다”며 “정책 수립 과정에서 실행주체인 교육공무직과 논의했어야 하는데 정부는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고 했다.
학비연대는 연일 ‘노동 약자’를 언급하며 노동시장 개편을 주장하는 정부가 이번 파업에 명확한 입장을 내야 한다고 했다. 정부가 정말 진심으로 노동시장 약자를 챙기고 싶어하는지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학비연대는 “정부 노동개혁의 주요 근거는 노동시장 이중구조이며 그 핵심 수단 중 하나가 상생임금 등 임금체계 개편인데, 이 이슈가 바로 학교비정규직 총파업의 주요 배경이기 때문에 정부의 입장이 주목된다”며 “학교비정규직의 총파업에 화답하지 않는다면 윤석열 정부의 노동개혁은 정규직을 때려잡아 노동시장을 하향 평준화시키려는 수단으로서, 기만이자 허구임이 드러나는 것”이라고 했다.
조해람 기자 lenn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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