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기후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게 해달라고 스위스 할머니들이 유럽 법원의 문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가 결국 자신들의 목숨이 위태롭게 한다는주장입니다.
원혜미 월드리포터입니다.
【기자】
스위스 노인들이 정부를 상대로 유럽인권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정부가 기후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자신들이 폭염으로 목숨을 위협받고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이들은 '기후 시니어 클럽' 소속의 평균 연령 만 73세 스위스 여성 2000여명입니다.
[브루나 몰리나리 / 원고:(콜록콜록) 실례합니다, 기후 때문에 천식에 걸려 말이 안 나옵니다. 할머니이자 어머니로서, 나는 다음 세대가 적어도 지금보다는 더 나은 기후를 누릴 권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위스에서는 기록적인 폭염으로 눈부시게 하얘야 할 알프스의 만년설이 마치 피를 흘린 것처럼 붉은색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선인장이 쑥쑥 크는 기현상마저 일어나고 있습니다.
올해 1월에도 기온이 20도까지 오르며 역대 최고 기온을 기록했습니다.
스위스 정부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절반으로 줄이고 2050년까지는 탄소 중립을 이룬다는 목표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원고들은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고 주장합니다.
기후 시니어 클럽은 6년 전에도 스위스 지방 법원에 정부를 고소했다 기각됐는데, 포기하지 않고 유럽 법원에서 다툼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애나 마러 / 환경운동 단체 회장: 최초로 기후 변화와 기본권을 법원에 제출한 것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국경을 넘어 다른 사건들에게도 적용되길 바랍니다.]
이들은 스위스 정부가 탄소 배출 감축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판결을 끌어냄으로써 인권 차원에서 기후 정책을 강제하는 선례를 만들길 바라고 있습니다.
이번 소송은 유럽인권법원에 제기된 첫 기후 관련 소송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큽니다.
승소 시 유럽인권재판소에 속한 46개국 모두 영향받을 수 있는 만큼 기후 정책이 인권 문제인지를 둘러싼 법정 논쟁이 뜨거워질 전망입니다.
월드뉴스 원혜미입니다.
<영상편집: 장상진>
[원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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