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태열 건강의학 선임기자] 수 년전부터 강남지역 등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살빼는 약인 ‘삭센다’ ‘제니칼’ 등의 인기가 시들어지고 최근 강력해진 효능을 보이는 비만치료제인 ‘위고비'와 '몬자로' 가 뜨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최근 보도에 의하면 ‘위고비'와 '몬자로' 등 획기적인 비만 치료제가 등장하면서 미국 다이어트 산업의 근간도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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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고비의 경우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에서 약 13㎏을 감량했다면서 언급해 화제가 된바있고 이 때문에 미국에서는 위고비 품귀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일론머스크는 날씬해진 비결을 묻는 질문에 “건헐적 단식과 위고비"라고 밝힌 바 있다. 킴 카다시안도 "마릴린먼로의 옷을 입기위해 위고비를 처방받아 3주만에 7.5kg을 감량했다"고 밝혀 해외 셀럽들을 중심으로 유명세를 떨친 바 있다.
일론머스크와 카다시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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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치료제들이 알약을 장기간 복용하거나 메일 주사제를 투여해야하는 반면, 위고비 등은 일주일에 한 번씩 주사하면서 식욕을 억제해 체중감량을 유도한다. 미국 언론들은 이같은 간편한 방식에 더한 높은 효율성 때문에 기존의 식이요법과 운동 등을 통한 방법들을 고수했던 관련 업계도 생존의 위기에 처하고있다고 지적했다.
헬스클럽, 저칼로리 식품과 음료, 의료 프로그램 등 미국의 체중감량 관련 시장 규모는 지난해 760억달러(약 100조원)에 달한다. 국내 다이어트 관련 시장규모도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에서는 다이어트의료 부문이 1조9천억원, 헬스클럽이 2조5천억원, 다이어트 식품 및 기타 부분이 3조2천억원으로 총 7조6천억원 규모로 추산되고 있다.
비만인구는 전세계적으로 폭발적으로 증가추세이다. 세계비만재단은 2020년 전 세계 인구 가운데 28%였던 과체중 인구는 2035년에는 51%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같은 기간 비만 인구도 14%에서 24%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비만이 심각성은 세계보건기구(WHO)가 비만치료제를 필수 의약품 목록에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얼마전 밝힐만큼 인류의 현안문제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2017년부터 2020년 3월까지 수집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42%가 비만으로 나타났다. 1999∼2000년에는 31%이던 비만율이 더 높아진 것이다. 국내 비만 인구는 10여 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다. 최근 대한비만학회 자료에 따르면 국내 성인의 약 36%가 비만이며, 남성에서는 유병률이 46%에 달한다. 특히 20~30대 젊은 연령에서 최근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는 서양식 식단의 확산과 ‘먹방’이나 배달 음식의 유행, 활동량 감소 등 여러 가지 변화가 원인으로 추정된다. 또 1인 가구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원인 중 하나다.
비만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반대급부로 비만치료제 시장 역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지난해 24억 달러(약 3조1656억원)였던 비만치료제 시장이 2030년에는 540억 달러(약 71조2260억원)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7년 동안 20배 이상 커진다는 소리다. 로이터통신은 “비만치료제 시장이 제약사들에 ‘현대판 골드러시’가 되고 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비만치료제 성장 속도가 인공지능(AI)이나 2차전지보다 빠르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최근 급격한 주목을 받는 비만 치료제들은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가 2021년 내놓은 '위고비'이다. 그에 앞서 나온 '오젬픽'(이상 성분명 세마글루티드),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의 '몬자로'(티르제파티드) 등도 상한가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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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제품은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GLP-1)의 유사체가 주성분으로, 일주일에 한 차례씩 주사하면 체중의 15∼20%가량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2형 당뇨 치료제로 개발됐다가 체중감량 효과가 뛰어나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비만 치료제로 승인받았거나 승인을 앞두고 있다. 노보노디스크가 앞서 선보인 삭센다(리라글루티드)처럼 매일 주사할 필요가 없고 감량효과는 더 높아 위고비의 경우 한 달 치 가격이 1350달러(약 178만원)에 이르는데도 품귀현상까지 빚어졌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같은 차세대 비만치료제의 부작용도 지적한다. 삭센다의 경우에도 약 10% 안팎의 체중 감량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출시 이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지만 사용자마다 효과가 천차만별이고 약이 잘 맞지 않은 사람은 메스꺼움, 소화불량, 어지럼증과 같은 부작용을 겪는 케이스도 많다는 지적이 있었고 부작용을 호소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의 글도 많기 떄문이다. 관련업계 한 전문가는 “어떤 약이든 그렇지만 약품의 장기적인 부작용이 발견되려면 몇 년 이상이 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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