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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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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코로나19 비상사태 해제···3년 4개월만 사실상 ‘엔데믹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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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세계보건기구(WHO)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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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가 5일(현지시간) 코로나 19에 대한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 선언’을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코로나 19의 대유행 초기인 2020년 1월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언한지 3년 4개월 만이다. 이에 국제사회는 ‘사실상의 팬데믹 종식(엔데믹)’ 선언에 가깝게 받아들이고 있다.

면역 늘고 중증도 낮은 변이 특성 고려···“인체 위험 감소”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코로나19에 대한 PHEIC를 해제하자는 국제 긴급 보건규약 위원회의 의견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국제 긴급 보건규약 위원회는 전날 회의를 열고 코로나19에 대한 PHEIC를 더 유지할지, 해제할지에 대해 심층적으로 검토했다.

PHEIC는 WHO가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준의 공중 보건 경계 선언이다. 특정한 질병의 유행이 PHEIC로 결정되면 이를 억제할 수 있도록 WHO가 각종 연구와 자금 지원, 국제적 보건 조치 등을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춘다.

이날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이 위원회의 해제 의견을 받아들이면서 코로나19에 대한 PHEIC가 3년 4개월 만에 종료됐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이번 결정은 코로나19와 관련한 사망자와 중환자실 입원환자 등이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고 면역력을 가진 인구가 높은 수준에 이르는 점을 고려하자는 위원회의 의견을 받아들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가 변이를 일으키며 진화할 잠재적 가능성 등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만 이제는 코로나19를 장기적 관리 체제로 전환해야 할 때라고 위원회는 조언했고 이에 동의한다”고 했다.

WHO가 이번 결정을 내리기 위해 소집한 전문가들은 코로나19에 대한 면역을 가진 인구가 많고, 현재 유행 중인 오미크론 하위 변이가 중증도가 낮은 특성을 갖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코로나19가 인체에 미치는 위험도가 감소했다고 보고 있다.

앞서 WHO는 지난 1월 말 회의에서 공중보건 비상사태 해제 여부를 논의했지만 중국 내 확진자 증가 등이 변수가 되며 유지 결정이 내려진 바 있다. 이날 WHO의 결정에는 작년 말 중국 확진자 증가로 한때 급증 추세를 보였던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최근 들어 현저히 줄어든 점도 중요하게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4주 단위로 묶은 전세계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올해 1월 말 기준 11만4000명까지 치솟았다가 지난달에는 다시 1만6000명까지 줄어들었다.

WHO는 최근 동남아시아와 중동에서 환자가 급증한 것을 언급하며 비록 비상사태가 끝났지만, 팬데믹은 끝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공식적인 코로나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선언은 아직 아니란 뜻이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그것이 코로나 19의 세계적인 건강 위협이 끝났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코로나 19가 우리 세계를 위험에 빠뜨릴 경우 상황을 재평가하기 위해 전문가들을 소집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AP통신 “코로나19 대유행의 상징적 종식”···국내 위기단계도 하향할듯


국제 사회는 PHEIC 해제를 ‘사실상 엔데믹’ 선언으로 보고 있다. AP통신은 “3년 넘게 글로벌 경제를 뒤엎고 전 세계에서 최소 70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파괴적 코로나19 대유행의 상징적 종식을 뜻한다”고 보도했다.

방역당국도 그 의미를 매우 중요하게 보고 있다.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 상황총괄단장은 최근 브리핑에서 “WHO가 공중보건 비상사태 해제 선언을 하면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에 대한 위험이 감소했다는 신호로 볼 수 있어 해외 방역상황 평가에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국내 방역 대응도 변화할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 3월29일 코로나19 위기단계 조정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WHO와 주요국의 비상사태 해제 상황을 감안해 위기평가회의를 개최하고, 위기단계 하향 여부를 결정한다고 밝혔다. 이날 WHO의 비상사태 해제 결과가 나온 만큼 다음주 중 위기평가회의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위기평가회의에선 국내 방역 상황을 함께 고려해 현재 ‘심각’인 국내 코로나19 위기단계를 ‘경계’로 낮추는 1단계 조정을 논의할 예정이다. 위기 단계가 하향하면 현재 남아있는 방역조치인 일부 시설 내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와 확진자 7일 격리 의무 등도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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