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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0 (금)

경기 악화되고 이자 늘고…자영업대출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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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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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가 은행 대출 부실의 뇌관으로 떠올랐다.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데 이어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개인사업자의 신용도가 떨어지면서 높은 금리가 책정되고 있는데, 대출 수요는 더욱 가파르게 늘어 여신 관리 부담도 커졌다. 실제로 시중은행에서 개인사업자 대출을 받은 차주들 중 상당수는 연 5% 이상의 비교적 높은 금리를 적용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우리, 하나,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이 올해 들어 3월까지 취급한 개인사업자 물적담보대출의 평균 금리는 연 5.43~5.72%로 5곳 모두 5%대 중후반 수준을 기록했다. 이 기간에 물적담보대출 중 80% 이상에는 연 5% 이상의 금리가 적용됐다.

개인사업자 대출 금리는 금융채를 기준으로 산정된다. 올해 들어 금융채 금리 하락세가 뚜렷한데도 개인사업자 대출 금리가 고공행진하는 것은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신용력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 위기에 이어 고물가에 따른 경기 침체로 사업 매출이 부진한 데다 여러 금융사에서 돈을 빌리면서 차주들의 신용점수가 떨어져 대출 금리를 낮추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대출 담보 자산의 가치가 하락한 것도 고금리를 적용받는 이유로 꼽힌다. 은행 관계자는 "개인사업자는 주택, 상가를 비롯한 각종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데, 최근 몇 년에 걸쳐 이들 가치가 떨어져 일부 금액을 상환하거나 더 비싼 이자를 감수하면서 대출을 간신히 연장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자영업자·소상공인들 사이에서는 "다른 금리는 내려가는데 개인사업자 대출 금리만 요지부동"이라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개인사업자의 대출 부실 관리가 '발등의 불'이 됐다. 개인사업자 대출 비중이 높은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업에서 연체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4대 은행의 산업별 연체 대출 현황을 살펴보면 작년 도·소매업 연체액(한 달 이상 연체)은 2765억원으로 전년(1639억원)보다 약 1.7배 늘었다. 작년 숙박·음식업 연체액도 전년(915억원)에 비해 1.5배가량 증가한 1423억원이었다. 학원, 미용실 등 서비스업·기타 연체액은 2021년 2653억원에서 작년 3234억원으로 증가했다.

문제는 코로나 피해 개인사업자에 대한 대출 만기 연장과 상환 유예 조치가 연장되고 있는데도 부실이 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은행들은 정부의 금융 지원 조치가 오는 9월에 예정대로 끝나면 부실 대출자들이 본격적으로 불어날 것으로 추정한다.

자금난을 겪는 자영업자들의 대출 수요가 늘면서 은행들의 개인사업자 대출도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5대 은행 개인사업자 대출 규모는 작년 말에 처음으로 300조원을 넘어섰고, 올해 4월 말 기준 314조6358억원으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5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별로 취약차주 대출의 부실에 대비해 1분기 충당금을 역대 최대로 쌓았고, 대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식으로 대비책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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