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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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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채점 합격인데 재시험?"…초유의 답안지 '파쇄' 사태에 수험자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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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는 사진./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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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몰래카메라 찍는 거지?"

국가기술자격 시험 답안지가 채점 전에 파쇄되는 사태가 발생하자 수험생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시험을 주관한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약 한 달이 지나서야 답안지가 사라졌다는 걸 인지하고 추가시험 및 피해 보상을 약속했지만 충분한 대책이 아니란 지적이다.


시험 답안지 609명분, 채점 전 파쇄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서울 은평구 연수중학교에서 실시된 '2023년도 정기 기사·산업기사 제1회 필답형 실기시험'에는 건설기계설비기사 등 61개 종목에 수험생 609명이 응시했다.

시험이 종료되면 공단 서울서부지사에는 16개 고사장(전체 응시인원 8883명)의 18개 답안지 포대가 운반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연서중학교에서 치러진 시험 답안지 포대 1개가 착오로 누락됐다.

공단은 사고 발생 약 한 달 만인 지난 20일 해당 사실을 파악, 뒤늦게 조사에 나섰지만 답안지들은 남은 문제지 등과 함께 이미 파쇄된 상태였다.

이에 응시자 609명은 모두 재시험을 치러야 한다. 가채점 결과 높은 점수를 받고 안심하고 있던 응시자들을 구제할 방법은 없는 상황이다.


"가채점 결과 합격이었는데…" 재시험 '날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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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가 공개한 시험 원서접수 내역./사진=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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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3일 연수중학교에서 시험을 치렀다는 누리꾼 A씨는 지난 2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지금 몰래카메라지? 재시험? 가채점 76점이라 한 달 동안 책도 안 폈는데 무슨 재시험이냐"며 믿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지금 몰래카메라 찍는 거지? 제발 그렇다고 해달라"며 해당 시험 원서접수 내역도 공개했다.

게시물에는 "잘 버텨내길", "내 일 아닌데도 숨이 턱 막힌다", "불쌍해서 어쩌냐", "그동안 공부한 시간과 노력은 어떻게 보상할 건지" 등 A씨의 처지를 안타까워하는 댓글이 달렸다.

기사 시험 관련 커뮤니티에도 '피해 응시자들이 공단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해야 한다'는 내용의 글이 다수 올라와 있다. 이들은 오픈채팅방에 모여 향후 대책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시험 예정…"동일한 난이도, 응시료 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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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산업인력공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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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단은 응시자 609명에게 개별적으로 연락해 후속 대책 등을 설명하고, 사과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 방안도 마련 중이다.

공단은 오는 6월 1~4일 추가시험 기회를 제공한다. 이때 재시험을 볼 수 없는 수험생은 6월 24∼25일 응시할 수 있다. 1~4일 시험 합격자는 9일, 24~25일 응시 합격자는 27일 각각 발표한다.

재시험은 6일 중에 하루를 선택해 치를 수 있다. 응시료는 면제되며 교통비가 지원된다. 재시험을 희망하지 않는 수험생에게는 응시료가 전액 환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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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수봉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이 지난 2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에서 2023년 국가기술자격 실기시험 운영 관련 브리핑에 앞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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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수봉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은 지난 23일 "국가자격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담보해야 할 공공기관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철저히 조사해 잘못된 부분을 확인하겠다. 저를 비롯해 관련 책임자는 상응하는 책임을 질 것"이라고 밝혔다.

6차례에 걸친 재시험이 기존 시험과 다른 난이도로 출제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출제 문제보다 10~20배 많은 문제를 보유하고 있다. 동일한 난이도로 출제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기 기사 시험은 △정보처리기사 △전기기사 △토목기사 △산업안전기사 △건축기사 △가스기사 등 산업 전반의 전문성을 보는 시험이다. 1년에 4회 치러진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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