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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이슈 G7 정상회담

'친구' 불러 모은 브릭스…中·러, 'G7 대항마' 몸집 불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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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남아공서 브릭스 외교장관 회의
15개국 초청해 '브릭스 친구 회의' 열어

머니투데이

브릭스 외교장관들과 '브릭스 친구 회의' 초청국 대표단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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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 경제 5개국)가 국제무대에서 세력 확대를 꾀한다. '글로벌 사우스'(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개발도상국)를 끌어들여 미국·유럽 대 중국·러시아 진영 대치 구도를 형성하는 모양새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브릭스는 전날부터 올해 의장국인 남아공의 케이프타운에서 외교장관 회의를 개최하고 국제 질서의 재균형을 촉구했다.

브릭스 5개국 외교장관들은 회담 첫날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국제 질서가 사실상 서방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들은 "개도국을 향한 일방적이고 억압적인 조치에 우려를 표한다"며 "이런 조치는 유엔 헌장에 위배되며 개도국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재, 보이콧, 수출금지, 봉쇄 등 일방적인 경제적 억압 조치는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며 "더 효과적인 다자체제를 구축하는 데 힘쓰겠다"고 했다.

이 같은 성명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서방 대 반(反)서방' 구도가 뚜렷해진 가운데 나왔다.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뿐 아니라 최근 대중국 견제 장벽을 한껏 끌어올린 미국을 동시에 겨냥한 것이다. 회담에 참석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서방의 행동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우리 시대 도전에 대한 보편적인 공통의 대응책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튿날에는 초청받은 15개국이 참여하는 '브릭스 친구 회의'가 열렸다.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쿠바, 콩고민주공화국, 코모로, 가봉 등은 이 회의를 위해 케이프타운에 대표단을 파견했다. 이집트, 아르헨티나,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등은 화상으로 회의에 참석했다.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무장관은 이 회의에서 "브릭스는 다극성의 표현일 뿐 아니라 국제적 도전에 대처하는 방법은 다양하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며 "브릭스가 구현하는 개혁의 메시지가 다자주의 세계에 스며들어야 한다. 브릭스 친구들은 유엔 안보리 개혁을 강력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자이샨카르 장관은 "많은 국가의 운명이 소수의 자비에 맡겨져 있다"며 안보리 등 글로벌 의사 결정 과정에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브릭스 친구 회의에 초청된 15개국 중 일부는 브릭스 가입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UAE는 가입을 공식 요청한 상태다. 아닐 수클랄 주브릭스 남아공 대사는 "20개 이상의 국가가 공식적 또는 비공식적으로 브릭스 가입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신규 회원국 가입 문제는 오는 8월 22~24일 열리는 브릭스 정상회의에 공식 의제로 오를 전망이다.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브릭스는 주요 7개국(G7)과 서방의 새로운 대항마로 여겨지고 있다. 이 블록이 확장되면 러시아와 중국의 정치·경제적 영향력이 강화될 수 있고, 이는 미국과 서방에 대한 직접적인 도전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AP통신은 설명했다.

친강 중국 외교부장 대신 이번 회의에 참석한 마자오쉬 외교부 부부장은 이와 관련해 "점점 더 많은 국가가 브릭스에 합류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해 기쁘다"며 "중국은 이들 국가를 환영할 것이며 우리 '대가족'에 합류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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