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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이슈 이태원 참사

이태원 참사 무전검증..檢"내용 들려" - 이임재측 "안 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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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의혹 등을 받는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왼쪽)과 송병주 전 용산경찰서 112상황실장이 지난 6일 오후 구로구 서울남부구치소에서 보석으로 석방돼 나오고 있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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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명 정도가 의식이 없어 심폐소생술 중인 상황입니다. 인파도 막아야 하고 구급차도 더 필요하고 인원이 많이 필요합니다."

법원이 이임재 전 서울 용산경찰서장(53)과 송병주 전 용산서 112상황실장(52) 등 이태원 참사에 부실하게 대응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용산경찰서 관계자들의 재판에서 참사 당시 현장 지휘에 활용한 무전 녹취파일을 검증했다.

10일 오후 서울 서부지법 형사11부(재판장 배성중)는 지난해 이태원참사 당일 부실하게 대응한 혐의(업무상과실치사)로 기소된 이 전 서장과, 송 전 실장 등에 대한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은 검찰과 피고인 측 변호인 동의하에 지난해 참사가 발생한 10월 29일 오후9시쯤부터 현장 지휘에 쓰인 서울경찰청 무전망(행사망)과 용산경찰서 무전망(자서망) 녹취파일 일부를 법정에서 재생했다.

검찰은 기소장의 내용대로 무전 내용을 들으면 충분히 대형 인명사고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음에도 용산서 관계자들이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 전 서장과 송 전 실장 등은 현장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했음은 물론이고 기소장에 기재된 현장 상황을 무전 내용으로는 확인하기 어렵다고 맞섰다.

이 전 서장 변호인은 "검찰 공소장에 기재된 내용이 실제 무전 녹취파일에서는 잘 들리지 않는다"며 검증을 요구했다.

실제 법정에서 재생된 참사 당일 오후 9시10분부터 오후 11시11분까지 무전망 녹음 파일을 들어보면 소음 등으로 쉽게 알아듣기 부분들이 자주 등장했다. 경찰의 무전 녹취 파일에 따르면 참사 당일 오후 11시 15분쯤 현장에서 압사로 추정되는 사고가 처음 보고가 나온다.

이날 법정에서 재생한 경찰 무전망 녹취파일을 들어보면 참사 발생이 임박한 시점에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T'자 골목 코너에 위치한 한 '펍'을 중심으로 '인파가 몰려 출입이 어렵다' '안전사고 관련해서 동원해주시기 바란다' '여유가 없다' 이태원 전 차선에서 인파들이 다 차로 쪽으로 밀려 나왔다' '증원 가능하냐'는 다급한 음성이 현장의 소음과 섞여 나왔다.

검찰과 변호인에 따르면 이 전 서장이 무전망에 처음 등장한 시간은 오후 10시 35분59초다.

이 전 서장 변호인은 "검찰 공소장에는 이날 오후10시 10분쯤 이태원 파출소, 해밀턴 호텔 앞에 깔렸다는 표현이 나온다"며 "로그파일을 보면 사람이 깔렸다는 말은 도저히 녹음 내용으로 들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후 10시 30분까지도 여전히 용산서 자서망 무전내용을 보면 참사가 있었는지 정확한 사실 여부 자체를 알지 못한 거 같다"며 "40분 무렵에 피고인이 같이 있던 관용차에서 최경사를 통해 용산 상황실에 전화했는데 당시에 특이사항이 없다고 보고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검사는 마치 10시 35~36분쯤에 이미 수십명이 깔려서 심폐소생술을 받고 있는 사실을 피고인이 알았다는 전제 기소했지만 10시 57분까지 무전내용을 보면 당시 인파가 몰려서 문제가 있다는 정도일뿐 어떤 특이사항이 있었는지, 큰 사고가 있었다는 사실을 전혀 피고인으로선 알 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검찰 측은 "피고인이 조용한 관용차 안에서 이태원 파출소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지금 들으신 무전 모두 청취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며 "그럼에도 피고인이 오후10시35분쯤 한 차례 무전 잡아서 전원 가용 경력 지원하라는 무전 외에는 오후 11시 8분이 돼서야 인파 통제 관련해선 처음 지시를 한 점도 살펴봐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공소사실 기재한 무전들에 대해서 자꾸 들리지 않았다고 하는데 저는 충분히 잘 들리는 상황이었음을 확인가능했다고 본다"며 "오후 9시19분쯤 깔렸다, 압사, 안전사고 이런 용어들이 지속적으로 오후 11시까지 반복적으로 나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후 10시 20분부터는 기존 무전과 다소 다른 비명 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고 비명과 섞이면서 현장 경찰관 목소리 톤이나 발언 내용이 굉장히 다급한 상황임을 짐작케 한다. 충분히 이 사고 발생, 임박 상황을 피고인이 인식 가능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측은 "무전이 안 들렸다고 하지만 112 전산 내용을 보고 지령을 정확히 하고 있어서 또박또박 말해서 못 들을 수 없다"며 "관용차에서도 당연히 들을 수 있고 현장에서도 최대한 또박또박 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세진 기자 sej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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