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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 때 만든 상주보·구미보 둔치 와르르…“폭우에 취약 구조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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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제방 만나는 지점 피해…환경단체 “더 큰비 땐 붕괴 위험”

경향신문

푹 꺼진 상주보 제방 경북 상주 상주보에서 지난 18일 고정보 아래 콘크리트 블록이 나뒹굴고 있다(왼쪽 사진). 상주보 인근 제방이 침식되자 수자원공사가 복구를 위해 흙자루를 쌓아놓았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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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가 낙동강 유역에 4대강 사업을 위해 설치된 보가 폭우로 위험해지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보와 제방이 만나는 둔치에 피해가 집중됐기 때문이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19일 보도자료를 내고 “경북 북부에 내린 기록적 폭우가 낙동강 보의 취약한 구조를 그대로 드러냈다”고 밝혔다. 보는 홍수가 발생했을 때 물이 흘러가는 것을 막는 구조물이다.

대구환경연합이 지난 18일 낙동강에 설치된 보 현장을 점검한 결과를 보면, 보 인근 양쪽 제방은 침식됐다. 단체는 지난 15일 제방 침식이 시작됐고, 침식된 곳에는 수자원공사가 긴급 복구공사를 위해 둔 흙자루가 놓여 있다고 전했다. 대구환경연합은 “조금 더 많은 강물이 들이쳤다면 양쪽 제방 모두 무사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대구환경연합은 경북 상주의 상주보 우안 고정보(물을 막고 있어 수문이 없는 보)와 연결된 구조물 인근에서는 콘크리트 블록이 제자리에서 들려 파괴돼 있었다고 밝혔다. 불어난 물은 블록보다 고지대에 있는 ‘자연형 어도’까지 침식시킨 것으로 보인다.

댐을 만들 때는 강바닥을 암반이 드러날 때까지 파내고, 암반 위에 콘크리트 작업을 한다. 보는 이와 달리 강바닥에 파일을 박아 넣고 그 위에 구조물을 얹는다. 이에 더해 보 콘크리트 구조물 양 끝, 물이 막히는 높이만큼 흙을 쌓은 지반이 구조물 무게를 지탱한다. 보 아래 지반이 유실되면 보는 주저앉거나 하류로 밀려날 수 있다. 박창근 가톨릭관동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는 “콘크리트 블록이 파괴된다고 해서 보의 안정성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큰비가 오면 한 번에 다 파여나갈 수 있다”며 “지지하는 흙이 모두 파여나가면 측방의 힘 균형이 달라져서 보 안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대구환경연합에 따르면 경북 구미의 구미보 인근도 침식됐다. 단체는 구미보 좌안 둔치는 움푹 패 있고, 둔치에 설치된 울타리도 파괴된 상태며, 흙으로 덮여 있어야 할 구미보 둔치 다릿발 돌망태(다리 기둥을 지탱하도록 돌을 묶어 고정해둔 것)가 드러나 있었다고 전했다.

대구환경연합은 침식 양상은 기존에도 취약성이 클 것으로 우려됐던 보와 제방이 만나는 둔치에 집중됐다고 봤다. 대구환경연합은 “낙동강 보가 만들어진 후 지난 10여년 동안 폭우가 내린 적이 없어서 그동안은 드러나지 않았는데 이번에 기록적 폭우가 내리며 보의 취약한 구조를 그대로 노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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