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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국회의원 이모저모

野 화약고 된 혁신위…전대룰 이어 공천룰 손대자 “비명계 학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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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회가 친(親)이재명계와 비(非)이재명계 간 갈등의 화약고로 떠오르고 있다.

중앙일보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3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노인 폄하 논란'을 불러 일으킨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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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의 혁신위 관계자에 따르면 혁신위는 10일 대의원제를 무력화하는 내용의 혁신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혁신위 관계자는 “전당대회에서 ‘국민의힘 방식’을 적용하고, (임명직 대의원보다) 선출직 대의원의 비율을 높이는 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대의원은 현역 국회의원과 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 지역위원장, 전국위원장 등 당연직과 이들이 지명한 인물 등을 포함해 약1만6000명으로 구성된다. 현재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전당대회 투표 반영비율은 대의원 30%, 권리당원 40%, 일반국민 25%, 일반당원 5%이다. 그간 친명계는 100만여명에 달하는 권리당원보다 대의원의 1인당 투표 영향력이 훨씬 센 점을 들며 “당 대표, 권리당원, 국회의원 다 1표인 평등선거를 하자”(정청래 최고위원)고 주장해 왔다.

혁신위가 검토 중인 ‘국민의힘 방식’이란 친명계 요구대로 대의원과 당원의 표가 일 대 일로 똑같이 반영되는 방안이다. 국민의힘 당헌·당규는 대의원·책임당원·일반당원이 모두 1인1표를 행사해 일반 국민 대상 여론조사 없이 100% 당원 투표로 당 대표 및 최고위원을 선출하도록 했다. 이 규정은 지난 2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개정됐는데, 당시 국민의힘 비윤계에서는 “친윤만을 위한 규정”이라는 반발이 강하게 일었다.

혁신위가 전당대회 룰을 ‘국민의힘 방식’으로 바꿀 경우 이른바 ‘개딸’로 불리는 강성 권리당원의 영향력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 국민의힘은 전당대회 룰 변경 이후 강성 지지층에 기댄 김재원·태영호 최고위원이 선출됐다. 민주당 당직자 출신 의원은 “영·호남 지역균형과 소외 계층의 대표성 확보를 위해 만든 대의원제를 무력화하면 우리 당도 목소리 큰 사람만 과다 대표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9일 민주당 확대간부회의에 참석한 전국위원장들도 혁신안 추진에 우려를 표했다. 양소영 대학생위원장은 “혁신위는 총선과는 전혀 상관없는, 국민 다수의 관심 밖에 있는 대의원제를 놓고 그것이 혁신인 듯 외치고 있다”면서 “당내 다양한 목소리를 묵살하는 폭력적 행위에 대한 제도적 보완책부터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박홍배 노동위원장도 “대의원제 폐지가 될 경우 한국노총과 민주당의 정책 연대 파괴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그간 한국노총은 1만명 안팎의 '노동 정책당원'들이 정책대의원을 추천해 왔다.

혁신위는 10일 공천룰도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혁신위 내부에서도 다선 의원에 공천 ‘페널티’를 주는 방안을 놓고 이견이 강하게 분출하고 있다고 복수의 혁신위 관계자가 전했다. 외부에서 영입된 혁신위원 대다수가 “3선 이상 중진 의원이 동일 지역구에 출마할 경우 감산하거나 그외의 페널티를 줘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현역 의원인 혁신위원 2명(황희·이해식)은 “정치혐오에 편승한 작위적인 안”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혁신위 관계자는 “다선 의원에 대해선 선출직 공직자 평가 기준을 따로 만들거나 3선 이상 동일 지역구 출마자에게는 ‘출마를 자제해달라’는 메시지를 내는 등 여러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더불어민주당 이원욱 의원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비명계 의원 모임인 '민주당의길' 토론회에 참석하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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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혁신위 방안에 대해 비명계 이원욱 의원은 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 대표가 (자신의 강성 지지층인) ‘개딸’ 영향력을 강화시키고 공천제도를 손봐서 비명계를 학살하고 싶은 것”이라고 말했다. 비명계는 10일 혁신위가 안을 발표하면 즉각 공개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할 방침이다.

성지원ㆍ강보현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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