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 = 연합뉴스]

여자화장실을 불법 촬영한 혐의로 선고받은 벌금을 마련하기 위해 망치를 들고 강도짓을 하던 가해자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한 1심 판결이 2심에서도 유지됐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고법 창원제1형사부(재판장 서삼희)는 강도살인미수,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반포, 건조물침입, 방실침임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한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검찰은 A씨의 형량이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A씨는 만 19세 미성년자였던 지난해 9월 한 상가 건물 여자화장실에 들어가 용변칸 칸막이 아래쪽으로 휴대폰을 들이밀고 용변 장면을 촬영하다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범행을 저지르기 10여일 전 정신적 문제로 ‘현역 복무 부적합’ 판정을 받고 의가사 제대했다.

군입대 전인 2020년에도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수사받던 중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A씨는 벌금을 마련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같은 해 10월 남의 집에 들어가 미리 소지하고 있던 망치로 피해자를 내리쳐 살해하고 금품을 훔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망치를 수차례 휘둘러 살해하려고 했지만 피해자가 강하게 저항해 미수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1심은 A씨가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했지만 범행 직후 자수했고 강도살인 행위가 미수에 그친 점 등을 고려해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범행 피해자들은 심각한 충격을 받았고 특히 강도살인미수 범행의 피해자는 항소심에 이르기까지도 신체적·정신적 피해가 회복되지 않아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며 “범행 경위와 죄질 등을 고려하면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범행 당시 만 19세 미성년자로서 사회경험이 많지 않았고 정신적 문제가 범행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검사가 주장하는 양형요소들은 원심이 형을 정하는데 충분히 참작한 것으로 보이고 원심의 양형판단이 합리적 한계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