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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음주운전 사고와 처벌

“승아 물건만 봐도 고통”…친오빠, 법정서 음주운전 엄벌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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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지난 4월8일 대전시 서구 둔산동 문정네거리에서 ㅂ(66)씨가 운전하던 승용차가 인도로 돌진해 초등학생 4명을 덮쳤다. ㅂ씨는 면허취소 수준의 음주 상태였다. 이 사고로 배승아(9)양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10일 오전 사고 지점에 국화꽃과 함께 추모객이 놓고 간 분홍색 캐릭터 인형이 놓여있다. 생전 배양은 분홍색을 가장 좋아했다. 최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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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아 물건만 봐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많이 고통스러워요. 이제 우리 승아는 어떻게 해도 못 돌아오지만,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려면 피고인을 엄벌해야 합니다.”

21일 대전지법 형사12부(재판장 나상훈) 심리로 열린 전직 공무원 ㅂ(66)씨에 대한 공판에서 고 배승아(9)양의 오빠는 피해자 유족으로 증언대에 섰다. 배양의 오빠는 불안정한 호흡을 가다듬으며 증언을 이어가다 “사고 뒤 병원에 있을 때 승아에게 도움이 못 된 것 같아 정말 미안하다”며 흐느꼈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어린이보호구역 치사상·위험운전치사상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ㅂ씨는 지난 4월8일 오후 2시21분 만취 상태로 자신의 승용차를 몰다 대전 서구 둔산동 문정네거리 인근 어린이보호구역에서 도로 경계석을 넘어 인도로 돌진해 길을 걷는 배양과 함께 있던 9∼11살 어린이 3명을 다치게 했다. 아이 넷 중 가장 크게 다친 배양은 사고를 당한 지 11시간 만인 다음 날 새벽 1시께 숨을 거뒀다. 사고 당시 ㅂ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치(0.08%)를 넘는 0.108%였다.

이날 재판에서 배양의 오빠는 “우리 같은 아픔을 누구도 겪지 말아야 한다. 음주운전에 대한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라도 ㅂ씨를 법정 최고형에 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진 배양 어머니의 증인신문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ㅂ씨는 지난 5월31일 첫 재판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깊이 반성한다”고 말했다. ㅂ씨에게 적용된 어린이보호구역 치사상과 위험운전치사상의 법정형은 무기징역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이다. ㅂ씨에 대한 다음 공판은 다음 달 20일 열릴 예정이다.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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