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언론 “북한 측의 가장 큰 관심사는 의자”
이 같은 모습이 포착된 건 13일(현지 시각)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 마련된 회담장이었다.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을 보면, 검은색 양복을 차려입은 김정은 수행원 서너명이 우르르 김정은이 앉을 자리에 몰려가 뒤편에 다리가 없는 디자인의 의자를 체크했다. 힘을 줘 의자의 내구성을 확인하더니 현장 관계자에 무언가 말을 건넸다. 김정은이 앉을 의자를 교체하겠다는 말로 추정된다. 이후 분주히 회담에 배석할 장관들이 앉을 의자가 놓인 곳으로 향하더니 교체할 의자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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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이 앉을 의자를 확인하고 있는 수행원들. /엑스 |
결국 의자는 교체됐다. 그러나 수행원들의 ‘유난’은 끝나지 않았다.
흰 장갑을 끼고 흰 천을 꺼내더니 교체된 의자 등받이와 팔걸이 등을 꼼꼼히 닦았다. 먼지 한 톨도 있어서는 안 된다는 듯한 모습이었다. 수행원들은 금속탐지기로 보이는 기기로 의자를 스캔한 뒤에야 자리를 떴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푸틴이 앉을 의자는 오른편에 그저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북한은 2018년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열렸을 때도 이 같은 행동을 했다. 당시 경호원들은 김정은이 평화의 집 회담장에 도착하기 20분전 먼저 도착해 방명록대와 환담장에 비치된 의자를 꼼꼼히 닦았다. 방명록과 우리 측이 제공한 펜까지 소독했다.
이에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는 “긴장한 경호원들이 의자에 앉았다가 일어나보기를 반복했다”며 “이는 지도자(김정은)뿐만 아니라 그들의 생사가 걸린 문제였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3일(현지시간)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4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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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데일리메일 등 해외 온라인 매체들도 이를 조명하며 “김정은이 푸틴을 신뢰하지 못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수행원들이 의자 확인에 목숨을 건 건 푸틴이 의자에 독이라도 발라놨을까 의심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데일리메일은 “푸틴의 암살단은 독살을 위해 신경작용제 노비촉과 방사성 물질 폴로늄 210을 사용한다”며 “북한은 이를 염두에 두고 철저히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정은 몸무게가 130㎏이 넘는다”며 “수행원들이 의자의 견고함을 확인한 이유가 분명해진다. 몸무게로 의자가 부러진다면 리더로서의 저력을 과시하려는 김정은으로서는 매우 당혹스러울 것”이라고도 했다.
한편 수행원들의 ‘김정은 지키기’는 회담장에서만 그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코메르산트에 따르면, 경호원들은 김정은이 회담 전날 러시아에 도착해 열차에서 내리자 온도·풍속·이슬점 등을 확인하는 휴대용 기상 관측기를 들고 플랫폼 주변을 뛰어다녔다.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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