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장기화되면서 동정론 확산
두차례 檢 출석으로 ‘결집’ 효과
검찰은 구속영장 청구 시점 고심
빠르면 ‘부결’, 늦으면 ‘가결’ 전망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 대표실에서 15일차 단식을 진행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단식이 장기화되면서 그동안 이 대표 ‘사법리스크’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던 당내 비명(비이재명)계 일각서도 동정론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가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이 대표를 향한 동정론이 유지되는 정도에 따라 체포동의안 부결 또는 가결 여론이 뒤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영장 청구와 체포동의안 표결 시점도 큰 변수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대표는 잇따른 당 안팎의 단식 중단 요청에도 단식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단식이 보름을 넘기면서 체력이 한계에 다다른 상황으로, 이 대표는 저체온증과 부정맥 등 신체기능 저하를 겪고 있다. 사실상 병원으로 긴급 이송 가능성을 대비해야 하는 시점에 다다랐다는 분석이다.
이 대표는 지난달 31일 단식을 시작한 후 두 차례 검찰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지난 9일과 12일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사건과 관련, 이 대표를 제3자 뇌물 혐의 피의자로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은 9월 내 앞서 조사한 ‘백현동 개발특혜 의혹’과 쌍방울 건을 묶어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내에서는 이 대표가 단식으로 기력이 쇠한 상태에서도 두차례 검찰 소환조사에 응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당 단합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실제로 당내에선 단식 중인 이 대표를 향한 비판 목소리는 상당히 줄어든 상태다. 대신 윤석열 대통령과 정권을 향한 비판으로 메시지가 단일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단식이 장기화되면서 “오죽하면 이러겠느냐”는 동정론도 상당 부분 힘을 얻는 모양새다.
검찰 역시 구속영장 청구 시점을 재고 있다. 당초 영장 청구 후 체포동의안 표결이 9월 정기국회 내 이뤄져 추석연휴 전 결론이 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지만, 이 대표 단식 상황이 변수가 된 상황에서다. 단식 중인 이 대표를 두차례 소환조사한 것에 이어 곧바로 영장을 청구할 때의 여론 역풍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이 서둘러 구속영장을 청구할 경우 이 대표 단식 진행 또는 중단 및 회복 여부와 맞물려 당내 동정론이 폭발적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크다. 반대로 이 대표 단식 중단 후 시간이 흐를수록 비명계 목소리가 다시 커지면서 가결론이 힘을 얻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민주당 내에서는 여전히 ‘부결론’과 ‘가결론’이 혼재한 상황이다. 친명(친이재명)계 중심으로 부결론이 힘을 받고 있는 가운데 비명계에선 고심하는 기색이 크다. 우선 친명계는 부결론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박범계 의원은 최근 의원총회에서 “검찰 아가리에 이 대표를 내어줄 수 없다”며 부결을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비명계 일각에선 동정론을 감안하면서도 이 대표가 앞서 천명한 ‘불체포특권 포기’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한 비명계 중진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동정론은 친명이 불지핀 것”이라면서 “많은 의원들이 동정론에 휩싸이지 않고 자신의 정치적 판단에 따라 투표할 것으로 본다. 물밑에서 소용돌이가 치고 있어 안 보인다고 해서 소용돌이가 없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라고 말했다.
또 다른 비명계 의원 역시 “가결돼야 한다는 생각은 변하지 않았다”면서 “현재 단식이라는 변수가 있기는 하나 동료 의원들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전했다.
jinlee@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All Rights Reserved.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