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19일 단식 20일째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다른 모습으로 싸우는 게 필요한 시기”라며 단식 중단을 권유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9·19 평양공동선언 5주년 기념행사 참석에 앞서 이 대표가 입원 중인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을 찾아 23분가량 이 대표를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단식에 대해 위로도 하고 만류도 하고 싶어서 이렇게 오게 됐다”고 운을 뗀 뒤 “지금 이 단식의 진정성이나 결기는 충분히 보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길게 싸워나가야 하고 또 국면도 달라지기도 하고, 이제는 빨리 기운 차려서 다시 다른 모습으로 싸우는 게 필요한 시기인 거 같다”며 단식 중단을 권유했다. 이어 “이 대표는 이제 혼자의 몸이 아니다. 정말 많은 사람이 안타까워하고 다시 또 일어서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에 빨리 단식을 중단하고 다시 활동해야 된다”고 거듭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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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단식 중단 권유에는 즉답을 피했다. 대신 “끝없이 떨어지는 나락 같다. 세상이 망가지고 있는 것 같아서 단식을 할 수밖에 없었다”며 “이런 걸음까지 하게 해서 정말 죄송하다”고 답했다고 한다. 문 전 대통령의 단식 중단 권유도 사실상 뿌리친 것이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문 전 대통령이 (임상혁) 병원장에게도 ‘이 대표가 단식을 중단할 수 있도록 병원에서 만들어야 된다. 그만두게 해달라’는 말씀도 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가 병원 앞에서 손팻말을 들고 문 전 대통령 출당을 요구한 일부 당원에 대해 “문 전 대통령은 당의 큰 어른이다. 민주당이 하나로 단결해 적과 싸워야 할 지금 나침반 같은 역할을 해주시는데, 민주당 지지자라면서 어찌 비난하는가”라고 지적했다고도 민주당은 전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후 한반도평화포럼·사의재 주관으로 열린 9·19선언 5주년 행사에 참석해선 윤석열 정부의 경제·안보정책을 작심 비판했다.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으로 이어진 진보정부에서 (보수정부보다) 안보 성적도, 경제 성적도 월등 좋았던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안보는 보수정부가 잘한다’ ‘경제는 보수정부가 낫다’는 조작된 신화에서 이제는 벗어날 때가 되었다”고 하면서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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