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최 보좌관과 김씨, 허 기자 등에게 지난 대선을 앞두고 ‘윤석열 부산저축은행 사건 수사 무마’ 가짜 뉴스를 보도했다는 혐의를 두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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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 '대선개입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 관계자들이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 보좌관인 최모씨에 대한 압수수색을 위해 11일 국회 의원회관 김병욱 의원실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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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기자는 대선 8일 전인 작년 3월 1일 ‘조우형씨 사촌 형 이OO씨와 최재경 전 검사장의 녹취록을 입수했다’면서 그 내용을 리포액트를 통해 보도했다. 허 기자는 해당 기사에서 “이씨가 ‘김양 부산저축은행 전 부회장이 구속되기 전, 조우형씨가 김 회장의 심부름꾼이었거든요. 솔직히’라고 말하자 최 전 검사장이 ‘윤석열이 그런 말을 했다’고 맞장구쳤다”고 썼다. 이어 “이씨가 놀란 듯 ‘윤석열이 그런 말을 했나? 조씨가 박영수 변호사를 쓴 건 신의 한 수였다’고 답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썼다. 이 기사에서 해당 대화가 녹음된 시점, 장소, 출처 등은 제시되지 않았다.
하지만 검찰은 기사가 인용한 녹취록에 이씨의 대화 상대방으로 등장하는 사람은 최재경 전 검사장이 아니라, 이날 압수 수색을 받은 민주당 최모 보좌관이라고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보좌관이 가짜 녹취록을 제3자를 통해 허 기자에게 건네 ‘가짜 뉴스’를 쓰게 만든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고 한다. 검찰은 이 과정에 김씨가 개입한 정황도 포착했다고 한다.
다만, 이날 일부 언론이 허 기자와 최 보좌관, 이씨, 김씨 등 네 사람이 한자리에 모여 대화를 녹취했다고 보도했지만, 검찰은 네 사람이 한 자리에 모인 적은 없다고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대선을 앞두고 JTBC는 ‘윤석열 커피 가짜 뉴스’(2022년 2월 21일과 28일)를 보도했고, 뉴스타파는 김만배(화천대유 대주주)씨와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 허위 인터뷰(2022년 3월 6일)를 보도했다. 2011년 대검찰청 중수2과장으로 부산저축은행 수사를 담당했던 윤석열 대통령이 당시 박영수 변호사의 부탁으로 조우형씨의 대장동 대출 관련 혐의를 덮었다는 내용이었다.
그 사이에 나왔던 허 기자의 기사는 이 가짜 뉴스를 뒷받침하는 내용이었다. 허 기자가 인용한 가짜 녹취록에 나왔던 최 전 검사장은 2011년 당시 대검 중수부장으로 윤 대통령의 상급자였다. 그러나 최 전 검사장은 본지 통화에서 “(조우형 사촌 형) 이씨가 누군지 전혀 알지도 못하고 그런 말을 한 적도 없다”며 “해당 보도도 지금 봤다”고 말했다.
검찰이 가짜 녹취록의 실제 등장인물로 파악한 최 보좌관은 지난 대선 때 민주당의 ‘윤석열 은폐 수사 및 50억 클럽 진상 규명 특별위원회’에서 활동했고 2020년 성남시에도 근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허 기자는 한겨레신문 출신으로 윤 대통령 관련 의혹을 제기하거나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 유리한 기사들을 주로 써 왔다. 허 기자는 올해 9월에도 ‘녹취록’ 기사를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이 녹취록은 제가 직접 입수해서 갖고 있다”고 했다.
법원이 발부한 이날 압수 수색 영장에는 “해당 보도의 근거가 된 녹취록이나 녹음 파일의 원본 또는 발췌본, 녹음 경위·일시·장소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 금전 등 대가 수수가 있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 등”이 압수 수색 대상으로 적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허 기자, 이씨, 김병욱 의원, 최 보좌관, 김씨 등이 직간접적으로 연락하거나 만난 사실’과 관련한 각종 자료도 압수 수색 대상으로 기재됐다고 한다.
[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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