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 부담에 실적 악화…업계, 인력감축 기조
캐릭터 개발 등에 '생성형 AI' 도입 효율성 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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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건비 감축에 나선 게임업계가 생성형 AI(인공지능) 도입에 사활을 걸고 있다. 매출 대비 인건비 비중이 높고 경기 침체가 이어지자 인원 감축 기조를 유지하는 한편 게임 개발에 생성형 AI를 도입해 효율성을 높이려는 모습이다.
1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2023년 3분기 연결기준 영업비용 중 인건비로만 1983억원 지급했다. 2분기 2085억원에 비해 줄었지만 전체 매출액(4231억원)의 50%에 가깝다. 엔씨는 지난해 17개 부문에서 진행했던 공개 채용을 올해 8개 부문으로 축소했다.
7분기째 적자를 탈출하지 못한 넷마블은 3분기 인건비로 1806억원을 지급했다. 인력 감소로 2분기 1932억원보다 줄었고 전년 동기(2030억원)와 비교해도 11% 감소했지만 여전히 마케팅비(1458억원)보다 많다. 매출(6306억원)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30%대다.
넷마블은 인력을 계속 줄여나갈 계획이다. 매년 진행하던 신입 공개채용의 경우 최근에는 겨울 인턴십으로 전환해 사업 직군만 모집했다. 2011년 설립 이래 공채 모집 직무에 개발자를 포함시키지 않은 것은 처음이다.
영업이익이 50% 가까이 떨어진 카카오게임즈도 인력 효율화로 3분기 인건비(511억원)를 전분기(537억원) 대비 5% 줄였다. 하지만 전년 동기 보다는 5.7% 늘었고 비게임 부문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실적이 악화했다. 카카오게임즈의 인건비는 매출(2647억원)의 약 20%다.
6분기 연속 적자에 빠진 데브시스터즈는 경영 안정화를 위해 대표 무보수 근무와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병행한다. 데브시스터즈는 복지 예산 감축 등으로 3분기 인건비(195억원)를 2분기(205억원)보다 줄였지만 매출도 감소해 실적은 악화했다. 데브시스터즈의 인건비는 매출(347억원)의 50%를 넘는다.
게임업계가 구조조정 및 인력 효율화 등으로 인건비를 줄여나가고 있지만 매출 대비 인건비 비중은 여전히 높은 편이다. KOSIS(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2022년 IT(정보기술)업계의 매출 대비 인건비 비중이 30% 이상인 곳이 전체(251개사)의 42.6%를 차지한다. 이에 업계는 신작 개발과 글로벌 시장 확대에 나서면서 생성형 AI를 적극 도입하는 모습이다. 개발 과정에 생성형 AI를 도입할 경우 작업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 비용이 절감돼서다. 생성형 AI를 활용하면 비숙련자도 숙련자처럼 작업이 가능하고 장비와 시설이 부족해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캐릭터 일러스트, 녹음 등 게임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생성형 AI 툴킷을 준비 중이다. 내부 검증을 마친 뒤 B2B(기업 간 거래) 상품으로도 출시할 예정이다. 넷마블도 생성형 AI를 음성합성 기술에 활용한다. 외국어, 사투리 등 사람의 음성을 만들어 성우가 녹음한 음성에 적용하는 방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건비를 줄이기 위한 구조조정 및 인력 감축에 한계가 있는 만큼 생성형 AI 도입에 거는 기대가 크다"며 "기술만 개발된다면 비용을 효율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현 기자 goroni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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