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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양승태와 '사법농단'

판사 ‘정치성향 소셜미디어’ 논란에... 법관회의 “공정성 의심 받지 않게 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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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4일 오전 경기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열린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 참석자들이 국민의례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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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판사들의 회의체인 전국법관대표회의는 4일 정기회의를 열고 “법관은 SNS(소셜미디어)를 이용할 때 법관으로서의 공정성에 의심을 불러일으킬 만한 외관을 만들거나 법관으로서의 품위를 손상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의결했다.

판사의 SNS 이용 논란은 지난 8월 박병곤 서울중앙지법 판사가 법관 재직 중 ‘친(親)민주당’ 성향 글을 SNS에 올린 것으로 알려지면서 불거졌다. 박 판사는 지난해 대선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진 뒤 “이틀 정도 울분을 터뜨리고 절망도 하고 슬퍼도 했다가 사흘째부터는 일어나야 한다”는 글을 썼다. 그런 박 판사가 지난 8월 노무현 전 대통령 부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에게 이례적으로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한 것이다. 박 판사의 정치 성향이 판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는 비판이 일었다. 대법원은 지난 10월 박 판사에게 ‘엄중 주의’ 처분을 내렸다.

이번 법관 SNS 이용 안건은 법관대표회의 내 사법신뢰 및 법관윤리 분과위원회 논의를 거쳐 발의된 것이다. 회의에 참석한 99명 중 찬성 53명, 반대 35명, 기권 11명으로 통과됐다. 법관대표회의는 “법관의 SNS 사용, 인터넷 공간 의견 표명에 대해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이미 두 차례(2012·2015년) 유의 사항을 제시했지만 이후 상당한 시일이 지났다”며 “전국의 법관들과 다시 한번 SNS 사용과 관련해 자율적으로 주의를 환기하고자 했다”고 했다.

다만, 대법원이 법관의 SNS 이용과 관련한 ‘구체적 기준’을 마련하자는 취지의 안건은 부결됐다. 법관대표회의 관계자는 “법관 사생활은 개인의 책임감에 맡겨야 한다는 공감대가 조금 더 우세했다”고 했다.

이날 정식 안건은 아니었지만 김명수 전 대법원장이 2019년 도입한 ‘법원장 후보 추천제’를 놓고도 토론이 이뤄졌다. 판사들이 법원장을 투표로 뽑는 ‘법원장 후보 추천제’는 재판 지체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됐다. 과거에는 대법원장이 재판과 행정 능력이 있는 판사를 법원장에 임명했는데 김 전 대법원장은 지방법원 판사들이 추천한 판사를 법원장에 보냈다. 이를 두고 일부가 “법원장 후보 추천제가 재판 지연의 원인으로 지적되는 상황에서 원인을 제대로 분석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재판 지연은 법원장 추천제와는 무관하므로 확대 해석을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맞섰다고 한다.

최소 법조 경력 기간 단축에 관한 내용도 논의됐다. 지금은 10년 이상 경력의 법조인 가운데 판사를 뽑는다. 법관회의는 ‘사법행정담당자는 법관임용을 위한 최소 법조 경력기간의 장기화로 인한 문제점을 분석하고, 최소 법조경력기간 단축 등을 비롯한 대비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내용을 가결했다.

‘사법권의 독립을 침해하는 공격행위에 대해 법원 차원에서 대응하고 사법권의 독립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가 신속하게 연구·도입돼야 한다’는 내용의 안건도 통과했다.

[이슬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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