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차세대 거대 언어모델(LLM) 기반 인공지능(AI)인 '제미나이(Gemini)'를 5일(현지시간) 전격 공개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갑작스럽게 해임되고 복귀하면서 생성형 AI 선두주자인 오픈AI가 혼란스러운 틈을 타 새 모델을 내놓은 셈이다. 오픈AI·마이크로소프트(MS) '챗GPT 연합군'과 본격 경쟁을 벌이겠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빅테크 중에서 AI 후발주자로 평가되는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와 IBM은 AI 관련 기업·기관 50개 이상과 'AI 동맹'을 결성하며 선두주자 추격에 나선 상태다. 이에 따라 챗GPT 출시 1년(11월 30일) 만에 빅테크 간 초거대 AI 경쟁 구도가 3파전으로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구글은 이날 전 세계 주요 매체 기자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제미나이의 성능과 각종 지표를 공개했다. 제미나이는 이미지를 인식하고 음성으로 말하거나 들을 수 있으며 코딩을 할 수 있는 능력까지 갖춘 멀티모달 AI로 만들어졌다. 또한 수학문제를 풀거나 데이터를 분석하는 고도의 추론 능력도 갖췄다. 제미나이는 6일부터 구글의 챗봇인 바드(Bard)에 탑재해 전 세계에 공개한다.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는 "제미나이는 MMLU(대규모 다중작업 언어 이해)에서 90%의 점수를 얻었다"면서 "이는 인간 전문가 점수인 89.8%를 넘은 최초의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32개 지표 중 30개에서 현재 가장 우수한 모델의 성능을 압도했다"고 자신했다. 현재까지 87%로 성능이 가장 우수하다고 평가되는 오픈AI의 GPT-4보다 제미나이가 더 뛰어나다고 강조한 것이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첫 번째 버전인 제미나이 1.0은 구글 딥마인드의 비전을 처음으로 실현했다"며 "구글이 기업으로 수행한 가장 큰 과학적 엔지니어링 성과"라고 설명했다. 이날 구글이 공개한 데모영상에서 제미나이는 실시간으로 인간이 보여주는 것을 음성으로 설명하거나 어려운 문제를 추론해서 해결하고 사용자에게 퀴즈를 내기도 했다. 제미나이와 소통할 때는 텍스트를 입력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 음성으로 이뤄졌고 필요에 따라 제미나이는 다른 언어로 번역하기도 했다.
제미나이는 성능과 크기에 따라 제미나이 울트라, 프로, 나노 3개 모델로 발표됐다. 범용으로 쓰이는 제미나이 프로는 6일부터 서비스인 '바드'에 바로 적용하며 가장 크고 고성능인 제미나이 울트라는 내년 초 '바드 어드밴스트'라는 이름으로 바드에 장착한다.
[실리콘밸리 이덕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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