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투이스트들이 표준산업분류상 타투이스트의 직업분류코드인 ‘42299’를 팔과 손에 그렸다. 김진수 선임기자 jsk@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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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합법인 걸 악용해) 무작정 환불을 요구하며 금전을 뜯어내려는 손님이 있었는데, 이런 상황에 보호가 필요해요.” “하나의 직종으로 인정하고 그에 맞는 법률이나 위생 가이드 자격증 등 법안이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2023 타투이스트 노동환경 실태조사 주관식 답변 중)
국내 타투 인구가 약 3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여전히 비합법 상태에 머무는 산업 속에서 열악한 노동 환경에 놓인 타투이스트 실태를 조사한 보고서가 나왔다. 일하는시민연구소·유니온센터(연구소)가 낸 ‘타투 제도화 및 노동시장 과제 모색’ 보고서를 16일 보면, 타투이스트의 월 평균 순소득은 137만원이며, 타투이스트 약 40%가 불안정한 소득 탓에 부업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소가 지난해 3월 타투이스트 117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다.
응답자들이 타투를 해서 번 월 소득은 평균 204만원이었고 여기서 작업에 드는 비용(월 67만2000원)을 빼면 손에 쥔 돈은 평균 137만원이다. 부업으로 다른 일을 한다는 응답자는 39.3%였다. 부업 이유로는 ‘불규칙한 소득’(43.5%) ‘소득 보충’(34.8%) 등 들쭉날쭉하고 적은 소득을 주로 꼽았다.
타투이스트들은 일 자체를 즐기면서도, 노동 환경에 대한 만족도는 크게 낮았다. 일자리 만족도 항목 중 ‘적성과 흥미’는 90.6점으로 높았지만, ‘직업 안정성’ 만족도는 17.7점으로 매우 낮았다. 다만 ‘타투 활동을 그만둘 의향’이 있다고 답한 이들은 14%에 그쳤다. 김도윤 타투유니온 사무장은 “그림이 좋아서 일을 포기할 수 없지만, 산업 자체가 비합법 상태에 놓인 탓에 제도적 안전 장치나 최소한의 단가를 보장할 직업 기준 등이 없어 노동 환경은 무방비 상태에 놓여 있다”고 했다.
타투이스트는 한국표준직업분류에 등재된 엄연한 직업이지만, 이를 의료행위로 보는 법원과 행정부 해석 탓에 산업은 비합법이다. 정부나 협회가 자격증 등 직업 기준을 마련해 노동 조건을 규율하고 타투 시술의 안전성을 보장하는 프랑스, 독일 사례를 참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김종진 일하는시민연구소 소장은 “합법화와 교육 훈련을 통한 타투이스트의 노동 가치 인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현은 기자 mi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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