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가 崔 사무실서 찾은 태블릿
朴 연설문 등 3건만 증거 채택돼
지난 2017년 1월 이규철 당시 박영수 특별검사팀 특검보가 언론 브리핑에서 최순실씨의 조카 장시호씨가 제출한 최씨의 태블릿PC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이태경 기자, 그래픽=양인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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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최순실 국정 농단’ 수사 당시 JTBC가 입수해 보도했던 태블릿 PC가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 측에 반환된 것으로 18일 전해졌다. 검찰이 보관 중인 태블릿 PC를 최씨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지난달 28일 확정됐기 때문이다. 최씨가 수감 중이라서 딸 정유라씨가 지난 17일 태블릿 PC를 받아갔다고 한다.
국정 농단 사건 수사에 등장한 태블릿 PC는 두 대다. 하나는 2016년 10월 JTBC 기자가 최씨 사무실에서 발견한 것이다. JTBC는 이 태블릿에서 최씨의 ‘비선 실세’ 의혹과 관련한 청와대 문건이 나왔다고 보도했고 이는 국정 농단 사건 수사로 이어졌다.
다른 한 대는 최씨 조카인 장시호씨가 2016년 10월 최씨 부탁을 받고 자택 금고에서 들고 나온 것이다. 당시 박영수 특검팀이 CCTV로 반출 사실을 확인하자 장씨가 이를 임의 제출했다.
그래픽=양인성 |
이번에 최씨가 돌려받은 것은 ‘JTBC 태블릿 PC’이다. 최씨는 사건 초기부터 이 태블릿 PC를 사용하거나 소유한 적 없다며 관련성을 부인했다. 박 전 대통령 측도 ‘2016년 10월 18일 자 이후 태블릿 PC 전체에 대한 무결성(원본과의 동일성)이 유지되지 않는다’는 국과수 감정 결과를 근거로 태블릿 PC를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김한수 전 청와대 행정관의 증언 등을 근거로 이 태블릿은 2012년 6월 김한수씨가 박근혜 대선 캠프의 고(故) 이춘상 보좌관 요청으로 개통해 이 보좌관에게 전달했으며 최씨가 사용했다고 판단했다. 또 문건들의 최종 수정·저장일이 2014년 3월 이전이어서 국과수 감정 결과와 무관하게 증거로 쓸 수 있다고 봤다.
최씨는 2022년 1월 검찰을 상대로 ‘JTBC 태블릿’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냈다. 1·2심은 압수물의 소유자인 최씨에게 태블릿을 돌려주라고 판결했고 지난달 28일 대법원은 이를 확정했다. 최씨는 ‘장시호 태블릿 PC’에 대해서도 반환 소송을 벌이고 있다. 1심은 최씨가 승소했고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박 전 대통령의 18개 혐의 중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가 포함돼 있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총 14건의 공무상 비밀 문건을 정호성 당시 비서관을 통해 최씨에게 누설했다고 기소했다. 1심 판결문에 따르면, 이 14개 문건 가운데 3개가 ‘JTBC 태블릿 PC’에서 나온 것이었다. ‘중국 특사단 추천 의원’ ‘제34회 국무회의 말씀 자료’ ‘한반도 통일을 위한 구상(드레스덴 연설문)’ 등이었다. 한 법조인은 “사건 초기에 그 태블릿 PC에서 ‘국정 농단’ 문건이 쏟아져 나온 것처럼 보도됐지만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했다.
또 ‘장시호 태블릿 PC’는 국정 농단 재판에서 유죄 증거로 제출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통령 변호인단 출신인 채명성 변호사는 본지 통화에서 “사건 초반에는 논란이 됐지만, 태블릿에 별 내용이 없어 재판에 증거로 제출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한편 최씨는 2016년 11월 구속된 뒤 직권 남용 등 혐의로 징역 18년과 벌금 200억원, 추징금 63억원을 2020년 6월 확정받고 현재 청주여자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양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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